반도체를 원자 수준에서 다룰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로이터는 벨연구소의 과학자들이 특수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실리콘의 단일 불순물 원자 이미지를 형상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개별 불순물을 자연상태의 결정체내에서 형상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술은 불순물이 반도체의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원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필요한 제조기술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위스콘신대의 교수 겸 공대학장인 폴 피어시는 “벨연구소의 이번 업적은 달 표면의 발자국을 들여다 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라며 “원자 수준에서 실리콘내의 불순물 분포와 다양한 범위의 복합재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벨연구소의 이사인 엘사 리치마니스는 “칩이 작아지면서 반도체 내의 화학·물리적인 환경을 이해하고 이를 형성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과학자들이 트랜지스터의 크기 축소와 반도체의 집적도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불순물은 도핑을 위해 반도체에 의도적으로 첨가하는 것으로 ‘도판트(dopant)’로도 불린다. 현재 반도체의 소형화는 특정 기능을 결정하는 불순물로 단지 몇개의 원자만 첨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벨연구소의 이번 기술은 불순물을 실제 반도체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관찰하고 실제 반도체에서 어떻게 기능할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벨연구소의 물리학자인 데이비드 물러는 “이제 우리는 자연 환경에서 고체 내부에 숨겨진 것들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동물원에서 동물이 어떻게 행동할지와 이들이 자연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에 비유했다.
벨연구소측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반도체뿐 아니라 대부분의 물질에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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