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산업체들이 주도하던 드럼세탁기 시장이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의 적극적인 시장참여로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외산업체가 처음 시장에 내놓은 뒤 후발주자인 국내업체의 선전으로 시장상황이 뒤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양문형 냉장고의 복사판이 되고 있다.
25일 전자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밀레, 월풀, AEG 등의 드럼세탁기 판매비중이 최근 국내업체에 비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들 외산 제품은 200만원대를 넘는 고가로 백화점 판매가 대부분이다. 아직까지 백화점 내에서는 외산 드럼세탁기 판매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LG나 삼성전자의 전속 대리점과 일반 양판점 등에서는 외산 제품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산 제품 비중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한 외산 드럼세탁기 수입업체의 임원은 “일부 백화점에서는 전체 외산 제품 판매량이 한개 국산 제품의 판매량에 못미칠 정도로 국산 드럼세탁기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 사실”이라며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국산 제품의 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드럼세탁기 시장의 국산 제품 비중이 65% 선으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규모는 2000년 2만6000대, 2001년 4만대에 이어 올해는 10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제품은 LG전자의 ‘트롬’이다. LG전자는 90년대 중반 드럼세탁기를 내놨다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올초 ‘트롬’이라는 브랜드를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결과 1개 백화점 매장에서 하루 5대 이상 판매되는 등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월 판매량도 지난 3월 백화점 판매 700여대를 포함해 2000여대에서 4월에는 3000여대 규모로 늘었다. 이달말부터는 모델 변정수씨를 기용한 CF를 방영하며 마케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독자제품 및 도시바와의 협력모델을 공급중인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거쳐 내년 하반기 8.5㎏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드럼세탁기는 세탁물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는 낙차방식 세탁방법을 사용하는 세탁기로 유럽에서 보편화된 방식이다. 삶는 기능과 건조 기능이 함께 제공되고 옷감손상이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97년경 초기시장에서는 세탁용량이 5.5㎏ 정도로 적고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시장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최근 해외에서 드럼세탁기의 편리성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가전제품의 고급화 현상과 함께 시장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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