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에 관한 민간부문의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을 수행할 ‘지식기반 전자정부연구센터(KeGRC)’가 지난주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출범했다.
현재 진행되는 전자정부사업의 질적인 고도화 작업이 KeGRC가 추진할 1순위 사업목표이다. 작고 효율적인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기초 인프라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민간부문 노하우의 접목을 통해 미래 전자정부 청사진을 제시할 새로운 연구센터가 출범한 것은 충분히 주위의 관심을 끌만했다.
특히, 미래 전자정부의 청사진을 연구하고 실천전략을 수립할 연구센터가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내에 설립됐다는 사실도 궁금증을 부른다. KeGRC 출범 당일, 초대 센터장으로 선임된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의 김성희 교수를 직접 만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경영문제를 연구하던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이 난데없이 전자정부를 연구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김 센터장은 오히려, 민간부문의 경영정보(MIS)와 지식경영(KM)에 관한 풍부한 노하우와 인적자산을 보유한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이기 때문에 전자정부사업의 고도화를 위한 새로운 연구와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기업경영 부문에서 축적된 e비즈니스와 지식경영에 관한 각종 기법을 정부나 공공부문에 적용시킨다는 것이 그가 구상한 전자정부 연구사업의 기본전략이다. 말하자면, 민간경영과 정부경영의 차이점을 분석해 민간 경영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과 범위, 방식 등을 연구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연구사업을 통해 전자정부의 질적 고도화를 이끌어낼 구체적인 실천전략(manual)을 수립하고 정부인력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이 KeGRC의 주요 사업내용이다. 따라서 KeGRC는 전자정부의 선도적인 모델에 관한 연구 및 개발과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김 센터장은 “지난 수년간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이 최고지식경영자과정(CKO), 최고벤처경영자과정(AVM), 최고정보경영자과정(AIM)의 각종 교육을 통해 쌓은 노하우는 정부 인력에 대한 전자정부 교육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KeGRC의 운영에는 김 센터장을 비롯해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의 한인구, 이창양, 이병태 교수들도 함께 참여한다. 이창양 교수는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을 지낸 경제정책 분야 전문가이고 한인구, 이병태 교수도 e비즈니스 전략 및 기술과 경영정보시스템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물들이다.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이 보유한 기업경영 부문의 풍부한 노하우와 인적자산이 향후 KeGRC가 추진할 전자정부 관련 연구나 교육사업에 어떤 형태로 할용될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KeGRC는 전자정부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를 위해 전자정부, 행정정보체계론, 법학 등 관련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도 직접 초빙할 계획이다.
“행정분야에서 많은 노하우를 지닌 전자정부특별위원회와 기획예산처 전자정부팀 등 정부 관계부처로부터의 지원은 물론이고 다른 대학의 전자정부연구소와의 협력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영정보 분야의 기술적인 노하우와 일선 행정업무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자정부사업에 대한 거시적인 접근을 시도해 보겠다는 뜻이다. 이는 지금의 전자정부사업에 대한 각종 연구가 너무 단편적인 시각에서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전자정부 연구는 개별 단위사업 관점에서 추진돼온 결과, 통합적인 전자정부를 조감할 수 있는 청사진을 마련하지 못하고 전자정부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단계별 지침도 미흡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김 센터장은 그동안 개별 단위사업 관점에서 추진해온 전자정부사업을 범국가적 시각에서 통합적으로 조망해봄으로써 전자정부의 올바른 발전상을 마련하고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선도적인 모델을 구축하는 일을 연구센터 운영의 기본목표로 잡았다. 특히 해외 선진국의 전자정부 사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정부도 이제는 내부적인 정보화 평가 결과에 스스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민간 등 제3자로부터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전자정부 현황과 정보화의 수준을 직접 평가받아야 할 시점입니다.”
이처럼 전자정부사업에 대한 객관적이면서도 종합적인 평가와 함께 민간기업 전자정부 솔루션에 대한 분석 등 기초연구가 선행될 때 전자정부사업을 추진하는 현장 공무원들도 직접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평소 지론이다.
“전자정부 사업은 행정기관의 업무를 단순히 전자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식기반의 관점에서 학습정부, 기업가적 정부의 구현을 통해 통합적인 행정개혁을 이뤄내는 작업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정부 운영에도 이제는 지식기반의 업무처리 방식을 도입하고 핵심 행정업무 전체를 네트워크 관점에서 재조명해 온라인 원격교육, 온라인 인사관리, 온라인 예산관리, 온라인 회계, 조달관리, 그리고 원격영상회의 등 고부가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스마트 전자정부의 구현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KeGRC는 전자정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 공무원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관련자들에게 민간부문의 최신 지식정보시스템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 전문적인 지식과 국제적인 시야를 갖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식정부 구현의 전략 및 자세와 고객지향적인 행정방식이 주요 교육내용이다. KeGRC는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먼저 개설한 후 점차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 거리가 멀거나 바쁜 공무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미래 전자정부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 필요한 지금, 민간기업의 지식경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가 전자정부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을 선언한 KeGRC가 앞으로 과연, 어떤 모습의 지식 전자정부 청사진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약력>
△68년 경기고 졸업 △73년 서울대 공과대학 졸업 △78년 미국 미주리 컬럼비아대학 산업공학 석사졸업 △83년 미국 스탠퍼드대학원 경영정보학 박사 △82∼83년 미국 SDG(Strategic Decision Group) 컨설턴트 역임 △85∼86년 미국 미시간 경영대학원 경영정보시스템학과 객원교수 △89 ∼ 90년 독일 하겐보쿰대 경영대학원 정보공학과 객원교수 △83∼93년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경영정책학과, 경영정보학과 교수 △95∼97년 삼성그룹 신경영추진 자문 △96∼97년 LG그룹 정보화 추진위원회 자문 △96년∼현재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재직 및 대학원장 역임 △96년∼현재 한국전자거래협의회 부회장 및 전문가 위원장 △96년∼현재 금강개발 사외이사 △97년∼현재 IICeB 국제e비즈니스협의체 위원 △96년∼현재 국가정보화추진위원회 자문위원 △2000년∼현재 서울지방검찰청 컴퓨터수사부 자문위원 △2000년∼현재 전자상거래 전자카탈로그 통합표준화위원장 △2002년 4월 지식기반 전자정부연구센터장 선임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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