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도이치 반 `테러 위협` 대비 극좌파 웹 봉쇄

 독일의 철도공사 격인 도이치 반(Deutsche Bahn)이 점증하는 극좌파의 철도테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의 주요 활동수단이 되어 온 웹사이트 봉쇄작전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유럽은 최근 도이치 반이 야후, 알타비스타, 구글 등 주요 웹서치 엔진들을 대상으로 독일의 극좌파 잡지 라디칼(Radikal)과 관련된 웹사이트 정보를 더 이상 제공해 주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가 독일의 철도네트워크를 파괴시키기 위한 각종 기술적 수단들을 총망라해 게재함으로써 철도 테러범들의 테러 교과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이치 반은 라디칼이 만든 ‘각종 철도교통수단 파괴 지침’ 같은 기사가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유통됨으로써 독일내 철도테러를 조장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도이치 반의 홍보담당 책임자 크리스티안 슈레이어는 최근 독일에서 6건의 철도 발전기 파괴사건과 17건의 철도 전선 절단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이들 사건이 모두 라디칼로부터 그 영감을 얻어 발생한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이런 라디칼의 기사내용을 문제 삼아 96년 이미 이 잡지의 독일내 출판을 금지시킨 바 있다. 그러나 라디칼은 이런 정부의 조치에 대항해 자신들이 간행한 기사들을 독일 정부의 손이 미치지 않는 해외의 웹사이트들을 이용해 게재해 왔고, 이에 따라 지금도 독일 야후와 같은 웹서치 엔진을 이용하면 96년까지 이 잡지가 게재한 일체의 기사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디칼에 대한 이용객들의 접근을 봉쇄해 달라는 도이췌 반의 요청에 대해 알타비스타와 구글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타비스타의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유럽을 통해 라디칼과 관련된 링크기능을 곧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구글의 대변인 또한 컴퓨터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같은 뜻을 전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야후의 반응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후 유럽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국제 테러범들의 다음 표적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일 것이라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도이치 반은 웹서치 엔진들이 라디칼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지 않을 경우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일부 시민단체들과 정당들은 지나친 반테러 정책으로 시민의 자유가 훼손돼서는 안된다며 테러를 매개로 한 유럽의 급속한 우경화 경향을 경계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인터넷의 언론자유를 주창해 온 유럽의 많은 인터넷 시민단체들이 이번 도이치 반의 라디칼 정보 차단요청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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