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노키아퓨대폰 불량 `오명`

독일과 핀란드에서 노키아의 휴대폰에 결함이 많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노키아의 영업실적 악화는 이것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하고 있다.

 얼마 전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독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노키아 휴대폰 가운데 최고 70%에 이르는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제품결함은 주로 휴대폰의 스크린과 소프트웨어에서 심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제품별로는 노키아 휴대폰 8210 모델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노키아는 일부 8210 모델에서 액정표시(display)장치 결함으로 인해 텍스트 메시지가 사라지는 등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또한 이러한 제품결함이 독일 뿐만 아니라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지에서도 보고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인정했다.

 그러나 노키아는 8210 모델의 결함은 여기에 사용되던 외부 부품상의 하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재 이 부품의 사용을 중지해 더 이상의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기존 8210 모델 가운데에서도 결함이 발견된 제품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회사 측의 설명과는 달리 최근 헬싱긴 사노마트(Helsingin Sanomat)는 핀란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노키아 휴대폰의 약 4분의 1이 불량품이라고 보도했다. 한 시장조사기업이 노키아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핀란드의 휴대폰 소매상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노키아 휴대폰의 24%가 액정표시장치 등의 결함으로 수리를 위해 반품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부 소매상들은 노키아 휴대폰의 반품률이 약 70%에 달한다고 답해 앞서 독일 한델스블라트의 보도내용을 뒷받침했다.

 이런 설문조사결과에 대해 노키아의 대변인 타피오 헤드만은 신뢰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헬싱긴 사노마트를 통해 노키아 휴대폰의 결함률은 보도된 24%에 훨씬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결함률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이런 어정쩡한 노키아의 태도와 관련 독일의 드레스드너(Dresdner Kleinerwort) 투자은행을 비롯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노키아 휴대폰의 결함률이 제품별로 40∼100%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드레스드너의 애널리스트 퍼 린드버그는 노키아 휴대폰의 결함은 8210 모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3310, 3330, 6210 등 여타의 모델에도 공통적인 현상이며 모델에 따라서는 그 결함률이 100%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린드버그는 “액정표시장치는 (노키아 휴대폰의) 여러 가지 결함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밝혀, 만일 노키아가 이런 결함들을 은폐 내지 방관할 경우 올해 이 회사의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노키아는 올해 영업과 관련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동시에 발표했다. 좋은 소식은 지난 1분기 영업수익이 당초 시장 예상치인 주당 0.17유로를 상회하는 주당 0.19유로를 기록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올해 휴대폰 판매목표대수를 당초의 4억4000만대에서 4억∼4억2000만대로 낮추었다는 것이다.

 이런 두 소식 가운데 유럽 투자자들은 나쁜 소식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1분기 실적발표와 더불어 헬싱키 주식시장에서 노키아의 주가가 한때 9% 이상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래저래 노키아로서는 올해 영업전망과 관련해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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