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불씨

 불씨

 도몬 후유지 지음

 김철수 옮김

 굿인포메이션 펴냄

 

 개혁은 어떻게 성공할까.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환경에서 개혁은 이미 기업의 일상 과제가 됐다. 변하지 않으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한 개혁은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탁월한 리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바람직한 리더십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리더하면 강력한 힘과 추진력을 가진 카리스마형 인물을 떠올렸다. 하지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는 권위적인 인물보다는 부드러운 인간미와 비전제시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개혁을 주제로 한 일본 역사소설로 10년만에 재출간됐다. 90년 초 국내 관료들 사이에서 ‘개혁의 불씨 나누기’라는 독서운동이 벌어졌을 만큼 인기를 모은 화제작이다.

 이 소설은 1700년대 후반 약 260개의 번으로 구성된 막번체제의 에도시대가 그 배경이다. 소설은 심대한 궁핍과 부채로 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른 요네자와번에 열일곱살의 젊은 청년이 양자의 신분으로 번주가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요네자와번은 관습과 절차를 중시하는 형식주의에 사로잡힌 나머지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지위만을 지키려는 보수주의적인 중신들과 그러한 중신들을 원망하면서 체념에 빠진 번민들로 구성되어 있는 ‘죽어 있는 나라’에 불과했다.

 그런데 절망에 빠진 이 나라에 청년 번주 우에스기 요잔이 위기상황을 타파하고 희망을 심어주는 개혁의 불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불씨’가 옮겨지게 된다. 그 ‘불씨’는 서서히 불타 올라 온갖 난관을 극복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해 마침내는 번 전체를 개혁의 뜨거운 용광로로 만들어나간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 소설은 ‘찬밥파’라는 개혁주체 세력을 내세워 수구세력인 중신들의 반발을 무마하며 개혁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 책은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불씨 역할을 할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준다. 특히 리더는 솔선수범하고 솔직할 때 성공할 수 있으며 폐쇄된 의식을 과감하게 깨부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실존인물인 우에스기 요잔은 케네디가 가장 존경했던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일본인이 선택한 1000년간 가장 위대한 경제인 5걸 중 한사람이다.

 일본에서 130만부, 국내에서 20만부가 팔린 이 책은 개혁을 화두로 삼은 경제소설로는 명작으로 꼽을 만하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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