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주가 얼마나 될까.’
한국전력의 파워콤 전략지분 매각 입찰이 시작되면서 파워콤 주가의 적정선이 얼마나 될까에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파워콤 지분 1차 매각 당시 주가는 3만2000원이었다. 이는 주가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모두 감안한 것으로 당시 업계에서는 민영화 이후의 미래가치에 더 많은 점수를 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분인수에 참여하려는 업체 사이에서 1만원대로 가격을 책정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이는 물론 가격전에서 유리한 구도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 내포된 것이기는 하지만 매각 당사자인 한전 측과 매입 측인 사업자 및 투자자 사이의 가격과는 괴리감이 크다는 점에서 적정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한전 측은 통신망이 통신시장의 변화와 이에 따른 구도변화의 핵심이라는 점을 들어 현재보다 높은 주가형성을 예상하고 있다. 지분을 30% 매각할 경우 부가·별정통신 부문까지 사업이 가능하도록 역무변경이 가능하며 50%선이면 초고속인터넷 등 소매업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주가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같은 투자수익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로서는 KT와의 유선분야 2강 체제를 유지하면서 주도 사업자로서 전용선 임대사업과 부가통신사업은 물론 각종 e비즈니스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하지만 사업자 측에서는 파워콤 주가의 가치하락 요인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전 측이 우선 기간망인 섬유복합가공지선(OPGW)의 회수 방침을 흘리고 있고 고가의 전주(일명 전봇대)사용료 문제도 가치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한전 측은 원래 OPGW의 경우 파워콤에 영구임대하고 광동축망(HFC)은 자산으로 넘겼는데 얼마전 파워콤을 주 고객으로 하고 있는 OPGW를 회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주사용료 또한 만만치 않다. 한전 측은 현재 케이블TV용으로 월 6000∼7000원 가량을, 통신사업자용으로는 2만8000∼3만원 가량을 사용료로 지불하고 있는데 파워콤이 가장 많은 통신사업자용 전주를 사용하고 있다. 파워콤 인수 후 자금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한전 측은 파워콤의 민영화 이후에 대비해 제2의 파워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도로공사나 가스공사 등의 자가망 투자도 잠재적인 경쟁환경이 조성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점과 지난해에 비해 올해 주가의 하락분을 감안할 때 지난해 파워콤 지분 1차 매각 때보다 낮은 1만∼2만원선에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 측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주가가 하락한 것을 감안한다 해도 주당 2만∼3만원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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