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국내 증시의 핫이슈는 삼성전자였다. 외국인들의 파상적인 매도 공세로 한동안 주가가 맥을 못추는가 싶더니 지난 12일부터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반등, 최고가를 가뿐하게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에 따라 국내 증시가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회사의 저력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삼성전자의 위상은 대단하다. 일개(?) IT기업의 시가총액이 코스닥 전체 기업의 시가총액에 육박한다니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게다가 시가총액과 매출 면에서 일본의 소니나 미국의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기업을 앞질렀다는 뉴스를 듣노라면 뿌듯한 느낌마저 든다. 삼성전자라는 기업의 위상이 인텔이나 MS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반열에 올라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아닌 듯싶다.
벌써부터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이 그대로 이어져 올해 사상 최대의 매출 및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상당수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55만∼100만원 선까지 상향조정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지난 96∼98년의 극심한 반도체산업 불황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글로벌 전략을 통해 극복한 것이 주효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 같은 노력이 밑변이 돼 지난 1분기에는 기대 이상의 실적치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숨은 노력들이 있었을 것이다. 인력관리·제품 개발·사업전략·마케팅 능력·기업문화,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온갖 풍상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우량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삼성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기업이다. 이 같은 세간의 평가가 의미하는 바는 삼성전자가 더이상 특정 재벌이나 특수 관계인의 이해관계에만 함몰될 수 없는 사회적 유기체며, 그에 합당한 고차원의 책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자면 삼성전자가 흥해야 한국 경제가 흥하고 이 기업의 기업문화가 건강해야 한국 경제도 건강해진다.
행인지 불행인지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의 정기주총은 예년과 달리 조용히 지나갔다.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소액주주나 일반인의 시선이 180도 바뀌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삼성그룹이 초우량기업에 걸맞는 경영 투명성과 기업문화를 갖기를 기대한다.
글로벌경영의 시각에서 본다면 삼성전자가 시가총액이나 매출 면에서 일본의 소니를 능가했다고 하는데 과연 일반인들도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보다 우량한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단순한 수치 이상의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20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비전과 상호역량 통합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는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초우량기업에 걸맞는 기업문화와 비전이 진중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다시 한번 ‘삼성의 힘’을 확인하고 싶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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