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는 슈퍼맨이 아니다.’
우리나라 교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교수들은 대체로 수긍한다. 하지만 한국 교수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면 사정은 달라진다고 항변한다.
우리나라 교수 1인당 평균 강의시간은 15시간에 달한다. 선진 외국 대학의 3배에 가까운 시간을 강의에 투자하는 셈이다. 더구나 외국 대학의 경우 교수를 지원하는 전문행정요원이 잘 갖춰져 교수는 연구와 강의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반면 국내 대학은 교수들이 모두 해결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서울대 공대 모 교수는 “실험기자재를 새로 도입할 경우 시장조사에서 입찰, 심지어 대금결제까지 교수들이 감당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모자라는 시간에 잡무까지 처리하다 보면 연구는 물론 강의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런 열악한 연구풍토 때문에 강단을 떠나는 교수들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 99년 자연대 교수 2명이 강의와 행정업무 부담이 너무 많아 대학을 떠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몇몇 교수들이 연구소나 해외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KAIST·포항공대 등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은환 수석연구원은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대학 투자는 최하위권”이라며 “논문 발표수 등 절대적인 수치만을 놓고 국내 교수들을 무조건 비난할 것이 아니라 연구를 위한 환경이나 처우개선에 적극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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