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매각 입찰의향서 제출 마감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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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의향서 제출이 17일 마감됐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데이콤의 참여. 데이콤의 참여로 통신3강 구도 실현을 위한 LG그룹의 행보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온세통신과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미국계 종합투자사가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도 뜻밖이었다.

 ◇입찰참여현황=한전은 이날 입찰의향서를 마감한 결과 국내외에서 모두 8개사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로는 하나로통신·두루넷·온세통신·데이콤 4개사, 외국계로는 신한맥쿼리·CDP·SAIF 등 3개사와 회사명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해온 미국계 종합금융사 1개사 등 4개사가 참여의향을 밝혔다. 국내업체 중에서는 그동안 입장을 유보해온 데이콤이 이날 전격적으로 입찰참가를 밝혔으며 외국계 업체 중에서는 CDP·SAIF가 참여의사를 보였고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미국계 금융사는 EMP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데이콤과 CDP·SAIF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키로 했으며 나머지 외국계 회사도 국내 업체와 컨소시엄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외국계 펀드는 국내 회사와 중복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데이콤 참여 의미=이날 가장 눈길을 모은 대목은 데이콤의 참여다. 이는 LG그룹의 통신3강 구도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액션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선계열사인 데이콤을 내세워 KT에 이어 궁극적으로는 국내 2위의 유선사업자인 파워콤의 경영권을 인수해 명실상부한 통신3강으로서의 자리매김을 꾀하고 있다. LG측은 특히 데이콤이 파워콤을 인수할 경우 유선망의 약세를 보완하고 유선망 임대사업 등에서 상호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데이콤이 파워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SK텔레콤의 두루넷 전용회선 사업 인수추진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즉 통신시장 3강의 한 축을 담당할 LG 주도의 제3통신사업자군에 참여하는 두루넷이 기업전용회선을 SK텔레콤에 매각키로 함에 따라 LG는 유선망 대안을 잃게된 상황이 벌어지게 됐고, 결과적으로 파워콤 인수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데이콤은 오는 6월 11일 실시되는 파워콤의 전략적 지분매각 입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업체군으로 부상했다.

 ◇하나로 어떻게 할까=이번 데이콤 참여로 가장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업체는 하나로통신이다. 내심 하나로컨소시엄에 LG와 두루넷을 끌여들여 통신3강의 대표주자로 나선다는 구상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로는 일단 데이콤의 참여를 데이콤의 컨소시엄에 자사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규정하고 망의 운영권을 갖는 주도업체의 역할이 아니면 공동 참여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논의를 발전시켜 신한맥쿼리나 CDP 등의 펀드를 끌어들여 독자적으로 지분인수전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하나로측은 특히 데이콤의 이번 입찰 참여에 대해 통신3강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행위로 보고 더 이상의 협력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두루넷·온세통신=두루넷 역시 데이콤의 참여에 내심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출자한 펀드가 자사가 아닌 데이콤과 손잡고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두루넷은 당초 독자적으로 입찰의향서를 제출해 놓고 외국계 투자사를 끌어들인 후 하나로·LG 등 국내 업체와 연합하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루넷은 소프트뱅크의 속내를 파악하는 한편 독자적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여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온세통신도 자력으로 지분을 매입하겠다기보다는 외국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통신3강 재편논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입찰에 가세했다는 분석이다.

 ◇걸림돌 뭔가=무엇보다 국내 업체들의 자금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일단 국내 업체들은 입찰의향서를 내놓고 외국계 투자사를 끌어들여 지분을 매입한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투자사의 경우 본격적인 실사에 들어가게 되면 투자대비 수익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데이콤·하나로·두루넷 등 국내 업체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면 종국적으로 통신3강 구도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KT의 민영화 시점과 같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LG그룹으로서는 KT의 정부지분 매입에 더 매달리고 있는데 데이콤측이 밝히고 있는 것처럼 파워콤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에 나설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LG그룹의 자금상황에 비춰볼 때 KT·파워콤 지분매입에 동시에 나서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전망=일단 어느 업체도 단독으로 참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입찰과정을 거치면서 참여를 선언한 업체간 합종연횡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설정은 우선 국내업체들의 자금력이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현재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데이콤(LG) 역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고 이날 내놓은 자금확보 방안도 현실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또 LG그룹의 경우는 KT의 민영화에 대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일단 KT의 지분을 어느 정도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향후 통신구도 재편에서 소외당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업체간 합종연횡의 가능성을 데이콤측이 밝히고 있다. CDP·SAIF 등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는 하지만 후발주자군과의 협력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나로 역시 LG와 두루넷을 묶어 통신3강 세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던 터여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데이콤과 공동전선을 펼 가능성이 높다. 온세통신도 단독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 또한 단독으로 투자를 감행할 만큼 국내 사정에 정통하지 않고 오히려 통신3강 구도를 만듦으로써 주가를 높여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림을 그려나갈 확률이 높다. 따라서 입찰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국내업체와 외국계 투자사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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