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보경 코오롱정보통신 사장

 ‘대기업 IT 수장에서 토종 SI업체 CEO로.’

 외국계 IT기업 임원과 대기업 IT계열 CEO를 두루 거친 변보경 전 LGIBM 사장(50)이 최근 코오롱정보통신의 수장으로 대변신했다. 한국IBM에서 기획조정실장과 PC·시스템 사업본부장을 지낸 그는 LGIBM 창설을 주도하고 이끈 IT분야 대표적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변 사장은 코오롱그룹이 처음으로 외부에서 전격 영입한 CEO. 코오롱그룹이 IT분야를 집중 강화하기 위해 IT에 대해 깊은 안목과 경험을 가진 변 사장에게 막중한 과업을 맡긴 셈이다.

 “IBM의 부대찌게는 그만 먹고, 이젠 된장을 먹기로 했죠. 오래 전부터 순수 국내 기업에서 일해보고 싶었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것뿐입니다.”

 당당하고 빈틈없는 인상을 주는 그는 지난 28일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하자마자, 마치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듯 ‘비전 2005’라는 큰 그림을 펼쳐보이고 회사 ‘리스트럭처링’에 돌입,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스템 유통회사로 인식돼 온 코오롱정보통신을 ‘종합 IT서비스 업체’로 일대 탈바꿈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코오롱정보통신을 통하면 확실한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말을 고객들로부터 듣도록 만들 작정입니다.”

 그 첫 작업으로 오는 6월 말까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준비하는 이른바 ‘100일 캠페인’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7월 1일 새로운 조직체계를 선보이기로 했다. 또 자회사들도 과감히 통폐합하기로 했다.

 “연말쯤 기업이미지(CI)를 바꾸고 영업·관리·인사·홍보·급여 체계를 모두 개선, 종합 IT서비스 업체에 걸맞은 회사로 거듭날 작정입니다. 또한 내년부터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부수고 바꾸어 새로 만드는 것이 장점”이라는 그는 “이를 통해 코오롱정보통신을 2005년경 SI업계의 빅 5 대열에 들도록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스스로를 ‘일중독자’라고 말하는 변 사장은 이를 위해 최근 용인 소재 집을 회사업무를 보기 위한 사무실로 꾸미는 한편 술도 끊었다.

 “ ‘나는 프로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나는 코오롱정보통신에 프로로 온 것이지 단순 월급쟁이로 온 것이 아닙니다. 코오롱정보통신은 내가 충분히 기여할 수 있고 체질에 딱 맞는 회사입니다.”

 “확률없는 싸움은 안한다”는 변 사장은 “오랜 기간 쌓은 경험과 커리어를 모두 동원해 코오롱정보통신을 IT대표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며 단단한 각오를 내비친다.

<글=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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