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0㎜와 300㎜ 반도체 웨이퍼 양산시설을 추가 확보키로 하는 등 올 메모리부문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9일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여유 공간이 45% 가량 남아 있는 경기도 화성 11라인에 200㎜와 300㎜ 양산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는 내용의 페이즈2 프로젝트를 확정, 장비발주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의 11라인 페이즈2 확충 설비는 월간 200㎜ 웨이퍼 3만장 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200㎜ 가공시설과 300㎜ 웨이퍼 7000장 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300㎜ 가공시설 등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말 기준으로 월 1만장의 300㎜ 웨이퍼를 가공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방침은 기존 7·8·9라인 개보수 작업(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총 1조5000억원의 메모리 투자 예산을 사용하고 300㎜ 설비에 대한 추가 확충 계획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당초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11라인 페이즈2 프로젝트를 새로 추진키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메모리 부문 투자 규모는 지난 2월 최초 공개한 1조5000억원보다 최소 1조원 가량 늘어난 2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변경된 메모리 투자계획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증산 우려에 따른 메모리 가격하락과 해외 경쟁업체들의 설비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오는 19일로 예정된 1분기 IR 이전에는 확정된 메모리 설비투자 계획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페이즈2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통상 1개 팹 양산 규모라 할 수 있는 3만장 처리 200㎜ 설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생산안정성이 이미 검증된 200㎜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올 4분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부족현상에 대응, 수익 및 매출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연내 300㎜ 웨이퍼 처리능력을 월 1만장 수준으로 확충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월간 1500장의 300㎜를 가공할 수 있는 300㎜ 설비가동에 들어가면서 얻은 ‘메모리업계 세계 최초 300㎜ 양산업체’라는 명성을 유지하며 300㎜ 투자에 적극적인 독일 인피니온과 대만 메모리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300㎜ 양산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현재 경기도 화성에 짓고 있는 12·13라인에 대한 300㎜ 설비투자 계획은 이번에 확정하지 않았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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