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합병 뚜껑은 언제쯤

 HP-컴팩의 합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국내 관련업계 및 제품사용자들에게는 지난 3월 합병에 대한 찬반투표 이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HP와 컴팩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델라웨어에서 투표주관사 IVS를 중심으로 개표가 한참 진행중이다. 그러나 지난 3월 19일 주총 이후 20일이 돼가는 지금에도 개표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조차 알려져있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난 2일, HP 경영진측이 월터 휴렛 이사가 HP경영진을 대상으로 낸 ‘합병 찬반 투표 무효화 소송’에 대한 기각신청 직후 “이달 말에서 5월 초 사이 합병작업은 마무리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고려해 짐작만 할 뿐이다.



 무엇보다 세간의 관심은 합병조직의 밑그림. 양사 1200여명이 참여한 합병팀 ‘클린룸’에서는 조직통합에 따른 제품 로드맵, 합병조직의 수장, 1만5000여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안, 그에 따라 제공할 인센티브 등을 이미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개표가 되는 동시에 2년여에 걸쳐 준비된 상황을 공표하고 이에 따라 조직정비에 바로 착수한다는 의미다.

 한국HP와 컴팩코리아는 가장 큰 후유증이 예상되는 구조조정 대상 선정과 관련해서는 양사가 중복으로 갖고 있는 생산조직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즉 구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마케팅 및 영업중심으로 조직이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영업조직에 대한 수술 폭은 작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개표 결과의 지연은 국내 서버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컴팩코리아 채널간 출혈경쟁이다. 컴팩코리아가 자체 집계한 지난 1분기 PC서버의 경우 4100대를 판매, 3600여대를 판매한 지난해 동기보다 실적이 좋다.

 이같은 결과는 ‘합병에 동요하지 말고 마케팅에 전념하라’는 강성욱 사장의 주문이 작용한 결과지만 채널들이 합병에 따라 대대적으로 벌어질 채널정비를 대비해 실적을 올리자는 과다경쟁의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한 집안이 될 한국HP와 컴팩코리아의 ‘막판 경쟁’도 만만치 않게 벌어지고 있으며, 이틈을 타 HP-컴팩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한국IBM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윈백(Win Back)’ 영업도 공격적으로 진행돼 최종 발표 이전까지 끝없는 화제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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