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자동항법장치로 알려진 카내비게이션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가장 빠른 길을 알려준다거나 교통혼잡 등 지리·교통정보를 제공하고 과속 감지카메라 위치까지 인공위성을 통해 포착할 수 있다는 과장성 광고에 현혹돼 구매계약을 한 후 이를 취소하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보호원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카내비게이션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은 총 310건으로 지난해 1년동안 접수된 300건을 3개월만에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내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은 계약해지 관련으로 전체의 286건. 피해 소비자들은 주로 고속도로 휴게소, 도로변 노상 등지에서 영업사원의 말에 현혹돼 충동구매를 한 후 기능이나 품질이 당초 설명과 다르고 기대에도 못미친다며 계약을 취소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부분 카드를 사용한 장기 할부 계약으로 거래가 이뤄져 취소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소비자가 계약을 취소하려 하면 계약내용을 들먹이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기기대금을 물어낼 것과 계약금액의 80%를 위약금으로 요구하는 악덕 업체들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몇몇 해당업체는 차량에 기기를 설치하면 단 하루만 지나도 중고품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보상을 모두 소비자가 져야 한다며 계약 취소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카내비게이션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제조 및 판매업체들의 시장선점 경쟁이 과열된 탓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인 지리·교통정보는 물론 과속카메라 탐지, DVD 등 AV기기로의 활용까지 가능하다는 카내비게이션은 기기판매에 따른 수익도 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처럼 월별 정액 형식의 이용요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업체들로서는 매력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차량 내에 설치부터 하는 것에 주력한 결과 해당 영업사원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소보원 자동차통신팀 박인용 팀장은 “카내비게이션이나 카오디오 등 차량 내에 부착해 이용하는 상품은 설치 후에는 제품의 환불이나 계약 취소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업체들에 과도한 위약금에 대한 적정 수준을 지킬 것을 요청할 수 있을 뿐이므로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 등을 꼼꼼히 체크한 후 충동구매하지 않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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