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증시는 본격적인 ‘실적장세’가 펼쳐지는 가운데 실적호전 우량주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전망이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이 있지만 경기회복과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감안할 때 4월 역시 시장의 상승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지난 3월까지 6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기간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역시 대세상승 국면에 나타나는 하나의 과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4월은 미국과 한국 모두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나타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는 ‘실적장세’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또 내수산업 중심의 성장을 해온 국내 경제가 수출이라는 추가 모멘텀을 만날 수 있는가도 증시의 중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1분기 어닝(earning) 시즌 도래=월초부터 시작될 미 정보기술(IT)기업들의 실적과 중순 이후 시작될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시장과의 연동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미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국내 관련 업종에 여전히 영향력이 크다. 또 외국인들은 여전히 미 증시동향에 따라 국내 시장에 대응한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19일 예정돼 있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발표 등 기업들의 성적표에 따라 우량주와 주변주간의 본격적인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주요 기업의 실적은 급등해 있는 현재의 증시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다소 미흡할 수 있다”며 “4월에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종목간 등락이 구분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상승논리 여전 vs 속도조절론=국내 증시가 여전히 강세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4월 시장전망에서는 900선에 안착해 1000 돌파를 시작할 것이란 예상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강세장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투자 등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으며 2분기부터 수출회복을 통해 IT경기 호전은 점차 구체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반면 4∼5월에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IT업종이 비수기에 들어가고 증시 시상 아직까지 7개월 연속 양봉 출현은 한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조정장세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그밖에 4월초가 국내기관들의 펀드매니저 교체시기로 포트폴리오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과 LG전자의 매매정지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물량이 쌓일 수 있다는 것도 4월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실적주·수출주 중심의 대응=올초부터 진행된 실적주·우량주 중심의 주가강세는 1분기 실적에 따라 4월에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또 최근 수출 경기회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수출비중이 높은 IT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오현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 기업수익의 주도권은 내수주에서 수출주로 이전될 것”이라며 “IT경기가 아직도 회복초기라는 점에서 경기 민감주·IT수출주에 대한 비중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횡보시에는 통신장비·SW 등 그동안 상승폭이 작았던 업체들로, 강세장이 계속될 경우 기존 선도주인 반도체·LCD관련주로 집중하는 탄력적 대응을 권하는 시각도 많았다. 삼성전자의 실적호전 전망에 따라 협력사인 인탑스·피앤텔 등 단말기 부품주와 케이씨텍·오성엘에스티 등 반도체 장비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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