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대로 활용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정부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의 만족도와 활용도를 조사한 결과는 각각 ‘평균이하’와 ‘보통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KRG는 중소기업의 정부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와 활용도를 각각 5가지 항목으로 나눠 5점 척도로 평가했다.
만족도의 다섯가지 항목은 △정부지원프로그램과 기업 경영 현실과의 부합정도 △정부지원 프로그램 참여 과정과 절차의 편리성 △지원금액으로 대표되는 지원의 양적 측면 △솔루션이나 컨설팅 등 지원된 내용의 질적 측면 △교육·유지보수 등 사후지원 부분이다.
또 정부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기업의 활용도를 분석하고 활용도가 낮다고 응답한 기업들로부터 원인을 파악했다.
다음은 만족도와 활용도에 대한 세부 분석 결과를 정리한 내용이다. 편집자
1)만족도
중소기업 정부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한 105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72점으로 나타났다.(표 3-3 항목별 만족도 참조)
항목별로는 사후지원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즉 솔루션이 구축된 뒤에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 유지보수, 향후 시스템 확장을 위한 기술 지원 등이 필요하지만 기대만큼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심지어는 사후지원 미비로 아예 솔루션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조사됐다.
6개월까지로 정해진 무상 유지보수기간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업체들은 사후관리 부재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었을 뿐 아니라 정부 지원정책 자체에 대한 불신마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사후지원에 대한 불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항목의 만족도가 거의 비슷하게 평가된 가운데 참여절차의 편리성이 2.98점을 받아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일부 업체가 참여 과정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많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참여절차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실과의 부합정도는 2.76점, 지원의 양적 측면 2.69점, 질적 측면 2.69점 등 나머지 항목들은 평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또 지원내용별로 보면 7개 분야 중 그룹웨어, 포털사이트를 통한 정보제공, 협업적 IT화 지원, 전자카탈로그 구축 지원 등 기타지원 분야의 만족도가 2.98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타지원 분야의 경우에는 지원의 질적 측면이 3.21점, 양적 측면이 3.07점으로 나타나 전체 만족도 점수를 끌어올렸다.
다음으로는 교육 분야가 2.87점, 기초정보SW분야 2.77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RP분야는 7개 지원내용 분야 중 2.59점으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ERP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50%의 정부 지원금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기업에서 부담해야 하는 몫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솔루션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거나 자사 프로세스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질적 측면 만족도에서도 2.52점이라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ERP는 다른 분야보다 사후지원이 훨씬 중요한데도 이것이 원활하게 수행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이를 반영하듯 사후지원 만족도는 2.4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자사나 해당 업종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실과의 부합 정도 항목에서도 2.67점을 받는 등 ERP 분야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전체적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항목별과 지원내용별에 대한 만족도를 살펴보면 질적 측면 항목에서 교육관련 분야가 3.30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은 가운데 홈페이지 구축 지원이 참여절차의 편리성에서 3.18점을 받으며 뒤를 이었다.
현실부합 정도에서는 기초정보SW가 3.16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지원의 양적 측면에서는 기타 지원 분야가 3.07점을, 사후지원에서는 컨설팅 분야가 3.00점으로 각각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2)활용도
실제 활용도는 보통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기업 중 질문에 응답한 100개 기업의 활용도 현황을 점수로 환원한 결과 5점 만점에서 3.07점을 차지했다. 응답별로 보면 ‘보통’인 경우가 45%로 가장 많았고 ‘비교적 활용되는 편’이라는 응답이 29%, ‘활용되지 않는 편’이라는 응답이 22%로 각각 2, 3위로 집계됐다. 활용도 현황
활용도를 결정짓는 요소는 매우 복합적이다.
우선 수혜 기업이 이를 활용하려는 의지와 인적·물적 토대를 갖추어야 한다. 또 솔루션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때까지는 구축업체의 사후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구축 후 일정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개선요구사항에 대한 대응, 문제발생시 대응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기업이 의지를 갖고 있어도 솔루션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정 업종에 특화된 솔루션이 없는 경우에는 구축 단계에서 해당 회사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활용도가 높은 단계로 올라서지 못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요소들이 골고루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즉 정부와 IT업체, 중소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지원분야별 중소기업의 정보화지원정책 활용도는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ERP 분야의 활용도가 3.18점으로 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고 다음으로는 기초정보SW (3.09점), 홈페이지(3.05점), 인프라 분야(2.92점), 기타(2.92점), 컨설팅(2.86점), 교육(2.57점) 순으로 조사됐다. 지원분야별 활용도
규모별로 보았을 때도 직원수가 50인 이상 100인 이하인 기업이 3.12점으로 가장 높았고 50인 이하 기업이 3.08점, 100인 이상 기업이 3.05점으로 규모와 관계없이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다음은 정보화지원정책 활용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중소기업은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다. 중소기업들은 질문에 대해 과반수 가까이가 지원받는 기업이나 해당 업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40.1%)이라고 응답했다. ‘회사차원의 추가투자가 부족해서’(17.6%), ‘투자대비 효과가 낮아서’(12.7%), ‘IT 활용능력이나 마인드 부족 등 자사의 기반 부족’(11.3%) 등 회사 내부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30%에 육박했다. 그밖에는 ‘지원된 서비스나 솔루션 등의 질이 낮아서’가 9.3%를 차지했다. 활용도가 낮은 이유
자사나 해당 업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은 정부의 정보화지원정책이 규격화된 프로그램에 끼워맞추기 식이었다는 중소기업의 불만을 반영하고 있다. 정보화 지원을 위해서는 수혜기업의 정보화 수준, 프로세스의 특수성, 해당 업종과 지역의 특수성 등 너무나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 예로 ERP의 경우 중소기업들은 자사의 프로세스와 맞지 않는 솔루션 때문에 구축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혜기업 스스로가 내부적으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은 중소기업의 의지와 자세가 부족하다는 얘기뿐 아니라 수혜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화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업에 혜택을 주어야 하며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있는 기업을 선정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후지원 부족으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응답은 8.5%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이는 만족도 조사 결과 사후지원이 2.50점으로 가장 낮았던 것과 비교해 대조적인 결과로 분석된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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