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IT문화를 만들자>(12)기고-온라인에도 상도는 필요하다

 요즘 컴퓨터 유통업계에는 가격정보 제공 또는 가격비교 사이트에 대한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가 극에 다다르고 있다. 이들 사이트 가운데 대표적인 모사이트는 하루 방문자수가 7만여명 정도에 달해 상인들과 소비자들에 대한 영향력이 실로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사이트 입점업체들은 자신들의 매장이나 쇼핑몰을 홍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견 좋을 수도 있겠지만 상인들 입장에서는 가격비교 사이트에 게재된 최저가격을 제시하며 상품을 구입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는 가격비교사이트 입점업체들이 올리고 있는 최저가격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유통가를 기준으로 각 업체들이 최소한의 이윤을 추구하며 경쟁적으로 최저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소비자에게나 상인들에게나 다 바람직하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고 상인들은 시장활성화로 더 많은 매출 및 이윤추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각 비교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는 상당수의 최저가격들이 정상유통을 전제로 한 가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가격들은 대부분 부가세를 포함하고 있지 않거나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상품을 다른 경쟁업체를 의식해서 게재하는 경우다. 또 상당수의 입점업체들은 카드전용 사이트와 현금전용 사이트를 분리하여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최저가격이 지속될 경우 이는 기존 오프라인 상인은 물론 소비자, 그리고 온라인 상인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우선, 기존 오프라인 상인은 온라인상 비정상적인 최저가로 인해 매장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윤은커녕 정상유통망을 통한 구입상품으로는 도저히 경쟁이 불가능하게 돼 정상적인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사태가 속출하게 된다.

 둘째,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비정상적인 최저가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상도의를 벗어난 최저가격 경쟁은 결국 제조사와 수입상으로 하여금 정상유통망의 수립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여 양질의 우수한 상품의 출시를 어렵게 만들고, 또한 출시된 우수한 상품의 조기 퇴장을 초래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양질의 상품을 접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며 제조사와 수입상 등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구입상품에 대한 향후 업그레이드 등 AS의 부실이 우려된다.

 셋째, 온라인 상인들도 결코 이롭지가 않다. 원가를 무시한 최저가 경쟁은 최소한의 이윤확보도 보장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사업유지를 위한 필요 매출액은 계속 높아지게 되고, 필요 매출액 이상을 유지하고자 정상에서 벗어난 최저가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실제로 현재 성공적으로 사이트를 운영중이라고 평가받는 일부 용산의 인터넷 쇼핑몰들은 이러한 최저가 전략으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이윤확보가 어려워서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이처럼 정도를 벗어난 비정상적인 최저가 경쟁은 오프라인상의 정상유통을 방해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용산판매가격에 대한 불신을 갖게함은 물론 용산전자상가 전체의 신용을 실추시킴으로써 용산 전자상가를 외면하게 하고, 결국에는 용산뿐만 아니라 전자상가 전체 상권의 붕괴를 초래하게 됨으로써 모두가 공멸하는 불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오래전 들었던 모 여가수의 ‘작은연못’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깊은산 오솔길 옆 조그마한 연못에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죠….’ 서로 싸워 그중 한 마리가 죽자 나머지 붕어가 그 연못을 독차지하는 것도 잠깐이고 결국에는 연못속에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다.

 집단 전자상가라는 거대한 상권을 기반으로 생겨난 많은 인터넷 쇼핑몰들은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이 제대로 자리잡고 있을 때 온라인 사업의 발전도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더불어 공존하고자하는 온라인 상도의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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