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무선인터넷으로 은행간 계좌이체된 금액은 230억여원. 예금조회·환율조회 등 각종 조회업무를 포함할 때 건수 기준으로는 무려 71만여건에 달한다. 지난 2000년 12월과 비교하면 건수기준으로는 3배 이상, 자금이체 금액은 무려 14배 이상 급증했다. 안방(PC)에서 은행업무를 본다며 신기해하던 시절은 이제 옛말이 됐다.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걸어다니며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이 어느샌가 새로운 삶의 풍속도로 자리잡게 된 셈이다. 최근 수년새 가장 대중적인 금융산업으로 발전한 신용카드 서비스도 ‘모바일’ 유행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제 웬만한 카드사들은 휴대폰 단문메시지서비스(SMS)나 무선인터넷을 통해 거래내역조회·현금서비스신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편리함과 기능성을 갖춘 개인휴대단말기(PDA) 서비스도 등장했고 심지어 카드발급도 가능해졌다. 저렴한 비용에 고객관리 채널을 유지하고 나아가 마케팅 효과까지 톡톡히 볼 수 있는 수단으로 모바일이 각광받고 있는 덕분이다.
<은행권 m비즈니스>
◇농협=농협(회장 정대근 http://www.nonghyup.com)은 지난 99년 10월 은행권 처음으로 모바일뱅킹을 도입, 지금까지 모바일에서는 가장 앞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3개 이동통신사의 휴대폰으로 예금조회·자금이체·대출·신용카드업무 모두가 가능하고 지금은 지방세·공과금 납부나 사고신고까지도 처리할 수 있다.
특화된 서비스 코너로는 팩스·전자우편서비스, 365코너 안내, 농산물 유통정보조회, 주말농장안내, 민박안내, 하나로클럽 안내 등 부가 서비스들이 돋보인다. 덕분에 농협은 지난해 12월 기준 28만4000건의 모바일뱅킹 건수를 기록, 전 은행거래 가운데 40%를 점유했다. 개인 대상 서비스 외에도 주류구매카드와 무선단말기를 통한 B2B 거래지원 서비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농협은 지난해말 현재 전국 50만여개의 주류 소매업소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5만개 업소에 구매카드를 발급, 무선단말기를 통한 주류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휴대폰 부가서비스 확충과 PDA 서비스 신규도입, P2P 방식의 서비스 도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농산물 유통업체 등과 협력해 물류업무와 연계한 모바일 결제시스템(PG)을 신규 개발, 구매카드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PDA 기반의 금융서비스 및 복합결제시스템을 신규 구축하기로 했다.
◇조흥은행=조흥은행(행장 위성복 http://www.chb.co.kr)은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중인 시중은행 가운데 PDA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휴대폰 무선인터넷이나 SMS를 통해 은행거래·공과금납부·홈쇼핑결제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조흥은행은 최근 금융권 처음으로 휴대폰 액정화면의 바코드를 활용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를 선보여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휴대폰에 바코드를 저장해 현금카드처럼 사용하는 이 서비스는 입출금은 물론 계좌이체·조회업무 등 종전 마그네틱 현금카드의 모든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다.
신규 서비스에 적극적인 조흥은행은 다음달부터는 PDA 뱅킹서비스를 다양한 기종으로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뱅킹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홍보·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은행=국민은행(행장 김정태 http://www.kookmin-bank.com)은 현재 왑(WAP) 방식의 휴대폰 모바일뱅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조회·이체 등 기본적인 은행서비스에 머물렀던 게 사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는 PDA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신사업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분야는 IC카드를 활용한 모바일뱅킹. 휴대폰 서비스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화면상의 제약이나 제한적인 기능성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한빛은행=한빛은행(행장 이덕훈 http://www.hanvitbank.co.kr)은 세계적인 모바일뱅킹 솔루션 전문업체인 캐나다 724솔루션사의 제품을 도입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일 때마다 쫓아가기보다는 모바일뱅킹에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한빛은행은 지난해 구축된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기반으로 올해는 텔레뱅킹·인터넷뱅킹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또 네트워크형 전자화폐와 휴대폰 기반의 P2P서비스, 증권거래서비스, 푸시서비스, PDA서비스 등을 추가 개발해 모바일뱅킹의 라인업 체계를 갖춰 나가기로 했다.
◇기타 은행=이밖에 대다수 시중은행은 대동소이한 형태로 모바일뱅킹 대열에 보조를 맞춰가고 있다. 현재는 서울·씨티·홍콩상하이 등 일부 은행을 빼면 모두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올해는 서비스 범위도 예금조회·거래명세·자금이체 등에서 현금서비스·대출·환율조회·수표조회·사고신고 등 대부분의 창구업무가 휴대폰속으로 녹아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m비즈니스>
◇비씨카드=비씨카드(대표 이호군 http://www.bccard.co.kr)는 카드사 가운데 모바일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카드업계 처음으로 올초 PDA를 통한 실시간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선보인 PDA 서비스는 대금청구·거래승인·거래실적 등 각종 조회업무와 온라인 현금서비스·대출신청 등 종전 인터넷서비스가 모두 가능하다.
가장 큰 특징은 PDA의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활용, 여행상품 예약이나 보험상품 가입, 꽃배달 서비스, 공연티켓 예매 등 각종 생활편의 서비스도 함께 지원한다는 점. 비씨카드는 종전 휴대폰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사이트 비씨라인(http://www.bcline.com)의 개인맞춤정보서비스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휴대폰 서비스에서 제공중인 SMS 방식의 부정사용방지 알림서비스 기능도 대폭 강화, 결제대금·가맹점·연체내역·거래내역조회 등 기본 서비스에 다양한 부가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삼성카드=삼성카드(대표 이경우 http://www.samsungcard.co.kr)는 카드 발급신청에서 거래내역 조회에 이르기까지 전체 신용카드서비스를 휴대폰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 들어 첫선을 보인 휴대폰 발급서비스는 무선인터넷으로 접수된 발급신청건의 실제 진행과정을 SMS를 통해 고객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삼성카드는 이에 앞서 이미 지난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사고검색시스템(FDS)을 활용한 위기관리 모바일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이 서비스는 전 회원을 대상으로 위험징후가 있는 거래내역을 휴대폰으로 실시간 통보해준다. 또 하나 돋보이는 서비스로 휴대폰 액정화면에 영화·공연·열차·항공권 티켓을 구현, 예약과 동시에 무인발권기에서 티켓을 직접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카드=LG카드(대표 이헌출 http://www.lgcard.com)는 지난해 10월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의 사이버지점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휴대폰에 담았다. 결제잔액·승인내역 조회에서 청구서신청·결제일변경·청구지변경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신용카드서비스를 수록, 걸어다니는 사이버지점을 구현하고 있다. 또 보안이 가능한 일부 단말기를 통해서는 현금서비스와 대출(론)서비스 신청도 가능하다. 이밖에 전자우편도 PC없이 사용할 수 있는 ‘LG모바일PC’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국민카드=국민카드(대표 김연기 http://www.kmcard.co.kr)는 휴대폰 SMS 서비스에 자동연결서비스(콜백)를 함께 지원하고 있다. 고객은 휴대폰으로 승인내역·결제내역 등의 정보를 받으면 문의나 상담을 원할 경우 곧바로 상담원과 통화가 가능하다. SMS 외에 국내 5개 이동통신서비스와 제휴, 각종 무선인터넷서비스도 제공한다. 개인이나 기업·가맹점 등이 대상이며 각종 조회와 서비스안내, 영업점안내, 사은행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외환카드=지난 2000년 3월부터 모바일서비스를 개시한 외환카드(http://www.kebcard.co.kr)는 기본적인 조회·신청서비스외에 회원 자신이 설정한 금액 이상이 결제되면 휴대폰으로 거래사실을 통보해준다. 외환카드는 특히 이동통신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제휴카드 발급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IMT2000사업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맞춰 ‘예스사이버카드’를 휴대폰에 탑재할 계획이며 올해부터는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SMS 서비스의 무료화도 추진키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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