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션TV 특소세 인하 어떻게…산자-재경부 `입씨름`

 “월드컵을 계기로 디지털TV의 수요확산을 위해 특소세 인하가 되도록 부처협의에 적극 나서겠다.”(산자부)

 “세율인하 4개월만에 또 다시 인하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재경부)

 이달초 가전업계가 신국환 산자부장관에게 에어컨·프로젝션TV·PDP TV에 대한 특소세 인하를 건의한 가운데 특히 프로젝션TV의 특소세 인하문제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산업진흥이냐 세수확보냐’를 놓고 벌이는 산자부와 재경부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속에 산업계의 희망사항인 프로젝션TV 특소세 인하 문제가 만만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산자부는 산업육성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재경부측 분위기는 아무리 월드컵이 열리지만 모양과 시기가 좋지 않다는 쪽이다.

 반면 재경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최소한 대당 30만원의 특소세 수입만을 가정한다 해도 수요확산시 줄잡아 조원대 수준의 엄청난 세수 손실까지 예상할 수 있다.

 결국 적어도 5월초까지는 특소세 인하 결정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산업계의 희망은 산자부 장관이 산업계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힘(?)을 써서 재경부를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물론 최근 경기 과열 논쟁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산업계 입장=어떻게든 프로젝션TV 세율인하로 디지털TV 확산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입장이다. 1%의 잠정세율을 적용받는 PDP TV는 여전히 1000만원대의 고가다. 그 절반가격인 프로젝션TV에 대한 특소세 인하로 보급확산을 꾀하자는 것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프로젝션TV의 내수확산과 이어지는 가격경쟁력 확보효과를 수출확대로 이어가자는 생각이다.

 프로젝션TV의 가격구성은 물품가를 100이라 할 때 이 가격의 10%가 특소세로, 30%가 교육세로 징수된다. 그리고 이 3가지를 합산한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부가세가 추가돼 소비자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PDP TV의 절반수준인 500만원대 프로젝션TV가 잠정세율 적용품목으로 인정받으면 향후 4년간 10%의 특소세율이 1%로 떨어지게 된다. 적어도 30만∼100만원대의 가격인하가 보급확산을 가져올 것이란 계산이다.

 ◇산자부 입장=산업계와 기본적으로 입장을 같이한다. 산자부 산업정책과 강경식 과장은 “이번주 중 인하 건의와 관련한 검토를 마칠 계획이다. 분야별로 따지고 보면 결국 프로젝션TV와 에어컨 부분품인 덕트 등 2개 품목에 대해 재경부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프로젝션TV의 가격인하라는 조건만 맞는다면 월드컵행사는 디지털TV의 내수확산과 수출확대까지 가능한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입장이다.

 ◇재경부 입장=윤영선 소비세제과장은 “지난해 11월 법개정작업으로 한차례 인하한 마당에 4개월만에 또 다시 법개정작업을 해서 세율을 인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세법개정을 거시적인 틀에서 봐야한다. 특정 물품에 대한 특소세 인하 차원으로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프로젝션TV 관련, 특소세 인하를 통해 내수확산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산자부의 의견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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