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CAT의 총책임자인 다나카 박사는 요즘 사업단 해체를 앞두고 여러가지 심경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일본의 나노연구 프로그램을 초기부터 이끌고 각종 과학기술 정책에도 깊숙이 관여해온 그는 취재진에 JRCAT 운영자로서 여러가지 사례를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우선 JRCAT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본 연구프로그램은 일본정부가 나노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0년 전에 시작한 국책사업입니다. 그동안 250억엔의 연구비를 정부에서 지원받았고 Sunset 시스템이 적용돼 오는 3월 31일부로 사업단은 해체됩니다. JRCAT에는 나노기술에 관한 연구역량을 모으기 위해 일본 주요대학과 민간연구소의 가장 능력있는 연구원들이 참여했고 많은 나노전문가를 배출했습니다.
―마무리단계에 이른 JRCAT이 남긴 주요 업적은 무엇인지.
▲무엇보다 각 산업분야의 전문가를 한데 모아 나노연구를 집중화시켜 일본의 나노기술 연구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입니다. 예전에는 물리, 화학, 기계공학이 따로 움직였지만 JRCAT가 생기면서 함께 연구하는 풍토가 정립됐지요. 향후 일본에서도 나노에 관해선 학문, 부처간 장벽은 점점 허물어질 겁니다. 또 다른 업적은 나노기술 연구에 필요한 실험 인프라와 이론적인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프로그램리더로서 운영철학과 성공비결을 설명한다면.
▲저는 연구원 구성에 전적인 권한을 가졌습니다. 이는 조직구성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우수한 연구자들을 끌어들이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본 연구과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세계로부터 우수한 젊은 연구원을 확보해서 평균연령은 줄곧 35세를 유지했지요(AIST의 연구진은 평균 45세 정도).
초기 JRCAT는 인적, 물적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매우 다양한 연구주제를 유지했습니다. 연구결과가 미흡해도 처음 6년간은 우선 지원하였습니다. 이후 4년은 응용기술을 고려해 연구분야를 축소했는데 이 과정에서 연구결과가 미흡한 그룹은 퇴출하는 방식입니다.
―JRCAT는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선셋(Sunset)시스템인데 신분 불안에 따른 연구원들의 동요는 없었는지.
▲연구과제가 종료되는 현시점에서 보건대 신분보장에 대한 문제점은 없습니다. 평균 100명의 연구자 중에서 약 40명이 임시계약직이었지만 대부분이 훌륭한 연구업적을 냈기 때문에 좋은 민간기업체나 연구소에 직장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연구원 개개인의 연구능력입니다.
―JRCAT에서 파생된 후속 연구 프로그램을 든다면.
▲어제 AIST 방문에서도 보셨겠지만 차세대반도체기술개발계획(MIRAI)이 대표적입니다. 정부가 주도해서 산업별로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사업의 맥이 연속되는 셈이지요. 한국에서도 나노분야에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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