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기술의 미래>(11)네트워크 케어 시대

◆필자 메디다스 대표 김진태

 의약분업 이후 병·의원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전자의무기록(EMR)을 도입한 것이다. 진료한 것에 대해 의료보험 청구를 하는 기존 목적뿐 아니라 원외처방전을 발행하고 각종 환자의 기록을 DB로 구축해 관리하거나 의료기관의 경영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EMR시스템은 점차 보급률이 높아져 현재 전체 의원의 50% 정도가 EMR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EMR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초고속망이 널리 보급돼 있다고 하더라도 병·의원 내 의사나 간호사 그리고 원내 직원들만이 사용하고 또 관리하는 시스템이었다. 올들어서 큰 변화는 바로 환자가 병원에 내원해야 활용되는 시스템에서 점차 병·의원 밖으로까지 환자를 케어(care)하는 용도를 갖는 형태로 EMR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EMR의 고객DB 위에 무선인터넷망을 연동한 네트워크 케어란 서비스가 생기고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환자의 휴대폰으로 각종 문자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환자의 생일과 기념일을 축하는 경조사뿐 아니라 검사를 받은 환자의 검사결과를 알려주고 정기검진, 어린이 예방접종 안내, 임산부 내원예약 확인, 처방 및 치료 후의 주의사항 공지, 부작용 모니터링 등 병원 밖에서 지금까지 환자가 자발적으로 확인하고 신경써야 하던 것을 자동화해 주기적으로 혹은 일정한 예약에 맞춰서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가상공간상의 의료서비스다.

 특히 요즘 극심한 환절기와 황사에 대해서도 네트워크 케어 서비스는 어김없이 환자들에게 친절한 정보를 아끼지 않는다. ‘황사기간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십시오’ 혹은 ‘황사는 미세먼지에 의한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되니 …한 증상이 나타나면 내원하십시오’ 등과 같은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 이 서비스를 일부 의원에서 지역 주민에게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말쯤에는 전체 2000여 병·의원이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트워크 케어 서비스와 EMR의 연동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의료서비스의 확대다. 즉 원내의 의료서비스에서 이제는 원밖에까지의 의료서비스로 개념이 확대된 것이다. 두번째는 실용적인 원격진료의 출발이라는 점이다. 이전에도 수차례 원격진료·영상진료 등과 같은 시범사업은 있어왔지만 실제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서비스되고 확대된 것은 없었다.

 셋째는 EMR와 진료서비스의 연동이란 점이다. 지금껏 원내 업무·행정·진료기록 보관 등의 내부 목적에서 활용되던 EMR의 각종 DB가 적절하게 환자를 분류하고 또 일정한 규칙에 의해 알려주어야 할 대상을 선택해 자동으로 서비스가 된다는 점에서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의 중요한 발전의 한 축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의료서비스가 의사중심에서 환자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가 병·의원을 찾아오면 의사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중심에서 이제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또 서비스하려는 ‘환자’중심의 서비스로 향상되고 있다.

 미래 의료서비스는 기존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병·의원의 홈페이지가 EMR와 연동돼 인터넷상의 예약이 EMR로 연계되고 병원내에서의 각종 검사결과가 그 병원의 홈페이지(사이버호스피털)에 접속해 조회할 수 있고 예약시간에 맞춰 영상상담과 원격처방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미래 의료의 중요한 큰 변화는 환자가 스스로 느낌으로 병원을 알아서 찾던 것에서 이제는 의사가 통신망을 통해 환자를 평소에 돌보다가 적절한 시기에 정밀검진을 위해 내원을 요구하거나 포인트오브케어(point of care)라 해서 환자가 있는 그 장소·그 시간에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형태의 서비스로 전환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네트워크 케어는 그 중요한 변화의 한 물결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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