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산업은 더이상 ‘딴따라’ 업종이 아니다. 21세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엔터테인먼트산업의 핵심이다.
낙후한 제작시스템과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 음반산업은 왜곡된 시장구조 속에서도 나름대로 성장해왔다. 특히 90년대 들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한 국내 음반시장은 연간 4000억원대 규모로 급팽창했다.
동시에 시장상황도 급변했다.
삼성영상사업단·LG미디어 등 대기업의 철수, 대형 음반도매업체의 부도, 외국 직배사의 국내 가요시장 참여가 이뤄졌다. 또 음반유통업계는 IMF로 인한 가격파괴와 유통업계의 내홍 등으로 음반유통체계 붕괴위기에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변동은 오히려 왜곡된 음반산업을 바로잡는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지구·오아시스와 같은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명성이 바래진 반면 SM엔터테인먼트·대영AV 등 체계적인 신진 기업군의 전진배치가 이뤄졌으며 낙후한 유통구조에 대한 개선안이 가시화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MP3라는 새로운 매체등장의 전환점이 마련됐다.
정부를 비롯한 민·산·학도 이에 맞춰 음반산업 육성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책 및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을 중심으로 자금·세제·해외진출 지원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음악엔터테인먼트투자조합이 결성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던 음반업계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울러 음반산업 발전의 큰 걸림돌인 불법음반 단속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음반산업협회·영상협회 등 각 민간협회와 공동으로 불법복제 단속 상설반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해외진출 지원은 가장 눈에 띄는 대목.
음반업계가 자금·마케팅·홍보능력 부족 등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콘텐츠진흥원을 중심으로 미뎀 등 해외 주요 전시회 공동부스 마련을 통해 측면 지원하고 있다.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벤처캐피털의 지분참여와 동양그룹 등 대기업의 음악시장 참여 등 새로운 자본유입으로 음반산업 도약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음반업계는 특히 ‘원소스 멀티유저’에 따라 음반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영화제작은 물론 게임·드라마 제작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최근 대중음악 전문 교육기관이 늘어나면서 전문인력 양성이 보다 체계화되고 있다. 우수한 음반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인력을 비롯해 음악가를 발굴하고 이를 음반화할 수 있는 음반기획자, 음악적 효과를 발휘할 녹음기술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 양성이 기대된다.
음반산업이 바야흐로 엔터테인먼트 주도산업이라는 과거의 명성(?) 찾기에 나섰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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