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등록을 대행해주는 업체는 많지만 등록을 주관하는 업체는 국내에 KRNIC밖에 없지요. 사실 주관사업자가 중요한 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최상위 국가도메인인데도 그 나라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사장된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의외로 사업성이 무궁무진한 도메인이 넘쳐나더군요.”
지난 2000년 초 나명찬 사장(34)이 닷디제이(http://www.dj)를 창업한 동기는 이처럼 상식을 벗어난 재미있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닷디제이가 등록을 주관하고 있는 최상위 도메인 ‘.dj’는 아프리카 지부티공화국의 국가도메인 CCTLD(Country Code Top Level Domain). 지부티는 인터넷 이용이 거의 제로수준에 가까운 탓에 전혀 사용되지 않고 죽은 듯 잠들어 있었지만 나 사장이 보기에 이 ‘.dj’는 인터넷방송이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쪽으로는 환상적인 도메인이었던 것.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 출강까지 하고 있던 그는 인터넷벤처 세계에 이렇게 발을 들여놓았다. 나 사장은 그해 2월 주한 지부티 명예대사인 장영수 전 대한건설협회장을 통해 지부티 대통령의 장남인 리반 이스마엘 오마르씨를 만났다. 4개월 후 지부티공화국으로부터 국가도메인으로 사업을 해도 좋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고 10월에 지부티텔레콤과 ‘.dj’ 도메인의 소유권 위임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그러나 본 계약은 지난해 4월에서야 체결했으니 1년 넘게 기다린 셈이다.
“지부티 측과의 막판 협상과정에서 일본 및 프랑스 등 여러 경쟁국이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해 거의 다된 계약이 무산될 뻔 했습니다. 선진국들은 ‘.dj’ 도메인의 중요성 및 시장가능성을 이미 간파한거죠.”
닷디제이는 도메인등록 주관사업자로서는 국내 및 아시아 최초다. 각 나라에서 쓰는 국가도메인을 제외한 대부분은 미국이 독점관리하며 엄청난 등록수수료를 챙겨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의미를 갖는다. 사업 성공 여부를 떠나 미국이 주도해온 국가도메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닷디제이는 국내 최대 음악전문 케이블 방송 채널인 엠넷과의 제휴를 통해 mnet.dj의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시작한 것을 비롯해 여러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및 ISP 업체와의 제휴를 늘려나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내 유력 미디어 전문기업인 비지오소닉사(visiosonic inc.)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명찬 사장은 “국내는 도메인시장이 많이 위축돼 있으나 해외에선 도메인 등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dj 만의 독특하고 전문적인 색을 살려 기존 도메인시장 이외에도 팬클럽, 사이버 자키,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등 개성있고 특화된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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