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교양신청에도 순수학문 기피심각

  

 순수학문을 기피하고 실용학문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대학 교양과목 신청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최근 각 대학교의 수강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취업난과 맞물려 영어 등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교양과목에는 수강생들이 몰리는 반면 순수학문 관련 과목은 수강생 미달로 폐강되는 등 대학생들의 학문편식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예 관심조차 두지않는 최근 대학가의 풍토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강신청을 마감한 경기대학교 교양과목을 살펴보면 어학관련 과목의 경우 영어와 관련된 과목에는 많은 수강생이 몰려 늦게 수강신청서를 접수시킨 학생들은 수강을 포기해야 했다. 또 최근 국내기업 및 연예인들의 중국진출이 늘어나면서 중국어 관련 과목도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에 발맞춰 일본어 과목도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영어·중국어·일본어를 제외한 타 외국어부문은 개설과목 대부분이 인원미달로 폐강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대의 경우 독일어와 프랑스 회화는 각각 10과목이 개설됐으나 8개 과목이 인원미달로 폐강됐으며 각각 10과목이 개설된 러시아어·스페인어·포르투칼어 회화의 경우 아예 모든 과목이 폐강되는 비극이 연출됐다.

 이같은 현상은 인문·사회 관련 교양과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과학기술사과목을 비롯한 한국문예사, 현대디자인사와 같은 역사관련과목의 인원이 부족, 폐강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또 요즘 자연과학 기피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수학, 물리, 화학 등의 자연과학계열 교양과목도 대부분 인원수 미달로 폐강됐다. 개강된 관련과목이라 하더라도 수강생은 관련전공 학생이 대부분이다.

 반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IT관련 과목과 여가를 즐기려는 학생들로 인해 예체능 관련과목은 대부분 정원을 초과하는 인기를 누렸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에 갓 들어온 새내기에도 영향을 미쳐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목이 새내기들의 선호과목이 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경영학과 02학번 김민규씨는 “이제는 영어와 컴퓨터활용기술 등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분위기이고 계속되는 취업난에서 조금이라도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수강신청을 했다”며 최근 대학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취업난이 계속 이어진다면 교양을 쌓기위한 교양이 아닌 취업을 위한 교양과목 신청열기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명예기자=고호진·경기대 kongch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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