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세대, 이른바 m세대로 불리는 신세대 대학생들의 교제방식으로 ‘계약커플’이 뜨고 있다.
계약커플이란 일정기간 연애계약을 맺고 사귀어 본 뒤 차후에 계속 커플로 남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방식. ‘어느 선까지 신체접촉을 허용한다’ ‘기간만료 후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매달리지 않는다’와 같은 식의 계약조건을 명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위약금을 물기도 한다.
보통 대학 3∼4학년 학생만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이 교제방식은 보통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현재 계약커플 카페나 동호회는 주요 포털과 채팅사이트에 각각 10∼20여개 존재하고 있으며 회원수가 1000명을 넘어선 사이트도 있다.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대표적인 계약커플 카페인 ‘카페·사랑·넷’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주요 메뉴는 남녀회원 사진첩과 계약커플 신청란으로 구성돼 있다. 보통 회원들은 커플신청란의 글쓴이에 대한 외모와 간단한 프로필을 사진첩에서 확인하고 e메일이나 휴대폰을 통해 계약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계약커플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대부분 안면이 있는 사람이나 주위 사람의 소개로 계약이 성사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는 아무리 신세대라 해도 전혀 모르는 사람과 ‘계약’이라는 어색한 굴레를 짊어지고 교제를 하기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계약커플 경험이 있다는 H대 박모씨(21)는 “계약커플로 지내던 같은 과 선배와 그냥 좋은 선후배로 지내고 있다”면서 “계약커플은 나이나 성격에 관계없이 맘에 드는 상대방과 부담없이 연애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즉흥적인 만남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
S대 이모씨(23)는 “고결해야 할 이성간 교제가 장난식으로 가볍게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인터넷을 매개로 단지 성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학생도 많은 것 같다”며 계약커플 확산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이러한 계약커플 유행과 관련, 일각에서는 외로움과 구속을 모두 싫어하는 신세대 대학생의 특성이 반영된 자연스런 결과물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서로에 대한 책임보다 자유로움과 편의성을 더 중시하는 계약커플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전이돼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찮게 나타나고 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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