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디유니버설인터랙티브·유비아이소프트 등 해외 메이저 게임배급사들이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대한 직할체제’ 구축에 나섬(본지 3월 19일자 31면 참조)에 따라 이들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국내 파트너 업체들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리스크가 따르는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 업계는 그 배경 및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왜 직할체제 나서나=전문가들은 우선 국내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어 우회전략보다 직접진출이 훨씬 큰 파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 인기 PC게임이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데다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면서 하나의 소문으로 곳곳에서 감지된 바 있다.
하지만 메이저 배급사들이 최근 들어 한국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비디오 콘솔게임 시장이 새로 열리고 온라인게임 시장이 날로 성숙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메이저 배급사들의 경우 PC게임뿐 아니라 콘솔게임 타이틀을 많게는 수백종씩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 콘솔게임기가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음으로써 콘솔 타이틀을 단 한편도 정식 유통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오로지 PC게임만 유통한다면 굳이 현지지사까지 설립할 필요는 없었던 셈이다.
때문에 지난달부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정식 유통된 것은 현지지사 설립 방침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비방디·유비아이소프트 등의 한국지사가 당장 유통사업에 뛰어들지 않겠지만 기회를 엿보며 머지않아 콘솔 타이틀부터 직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세계적으로 가장 큰 것도 한국지사 설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게임에 관한 한 마이너에 가까운 이들은 성숙한 한국시장에서 다양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함으로써 한국을 미래시장 대비를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메이저 업체들이 현지법인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외산게임을 국내 배급해 온 국내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들은 현지법인의 경우 ‘연락사무소’ 수준에 불과하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내심 이들의 행보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초기 현지지사가 국내 파트너 업체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더라도 이젠 직접적인 간섭에 나서는 등 이들의 ‘입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월초 한국지사를 설립할 유비아이소프트는 지사설립과 함께 자회사인 유비아이닷컴을 국내 진출시켜 온라인게임을 직배할 예정이라 PC 및 콘솔에 이어 온라인게임에서도 외산게임 바람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해 인터플레이가 한국지사를 설립한 뒤 현지화에 실패, 1년 만에 사업을 접은 사실을 들어 직할체제를 통한 이들의 진출이 ‘찻잔속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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