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인슐린` 전달체 개발

 생명기술(BT)과 나노기술(NT)를 접목해 위산에도 파괴되지 않고 안전하게 장까지 내용물을 전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약물전달체가 개발됐다.

 이에 따라 매일 인슐린 주사제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 등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박호군) 의과학연구센터 정서영 박사팀은 BT와 NT를 접목해 그동안 주사제로만 투여할 수 있던 인슐린 등 단백질계 약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경구투여 방식의 약물전달체인 ‘나노큐비클(Nanocubicle)’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인슐린·성장호르몬·알부민 같은 단백질계 약물은 장 세포에서 흡수돼야 하는데 경구투여될 경우 위산이나 소화효소에 의해 위장에서 분해돼 약효가 떨어져 주사제로 투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00nm 크기의 작은 알갱이로 이뤄져 있는 나노큐비클은 매우 안정된 구조로 인슐린을 장 세포까지 보호·운반·흡수되도록 함으로써 인슐린 흡수율이 정맥주사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인슐린을 주사로 투여할 경우에는 인슐린의 혈중 농도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지속시간이 짧은 반면 나노큐비클은 간문맥을 통해 흡수돼 간·근육 등 인슐린이 필요한 장기에 지속적으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며 머물기 때문에 주사제보다 약효가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상실험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앞으로 3년 후에는 먹는 인슐린의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적인 제약업체 10여곳이 먹는 인슐린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체내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달체는 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정서영 박사는 “나노큐비클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식품첨가물로 허가받은 원료로 만들어져 독성이 전혀 없고 먹을 수 있게 제조돼 그동안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005년 이후 전세계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최소 10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며 먹는 인슐린 전달 기술의 세계적인 시장 가치는 현재로도 연간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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