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국무총리실 산하 5개 연구회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제2기 연구회 체제가 출범했다. 정부 출연연구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99년 만들어진 연구회 체제는 지난 3년 동안 적지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제1기 연구회를 정리하고 제2기 연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연구회 체제의 출범은 지난 99년으로 되돌아간다.
당시 정부 출연연구기관은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등 해당 부처에 소속돼 있었고, 이들 부처에 의해 육성·관리 및 연구비 지원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런 체제가 연구여건 변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부족, 주무부처의 과도한 규제 등으로 인해 자율성과 창의성을 제약하고 연구 분야를 중복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각 부처에 소속된 43개 연구기관을 국무총리의 5개 연구회 산하로 편입하는 등 연구기관 지도·관리 및 운영체제를 개편했다.
5개 연구회 중 이공계 관련 연구회는 기초기술연구회·산업기술연구회·공공기술연구회 등 3개 연구회. 기초기술연구회가 과학기술연구원 등 4개 출연연을, 산업기술연구회가 전자통신연구원 등 7개 출연연을, 공공기술연구회가 항공우주연구원 등 8개 출연연을 산하에 두고 있다. 표참조
지난 3년간 연구회는 연구개발 방향 및 추진전략 수립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많은 역할을 수행했다.
예를 들어 기초기술연구회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기술포럼을 구성, 국가 미래산업 창출을 위한 기술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국가의 과학기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초기술연구회에 의한 기술로드맵 작성사업은 과학기술부의 국가 기술지도 작성의 모태가 됐다.
또 각 연구회는 지난해 3월 산하 출연연에 대한 기관 경영평가를 실시, 이를 바탕으로 출연연별로 예산 배분을 차등화하고 기관장의 경영능력 평가에 반영하는 등 산하 출연연의 구조조정을 자극했다. 이런 기관평가는 일부 출연연구원으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출연연의 자체평가 및 책임경영체제 강화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연구회 출범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소관 연구기관의 발전 및 육성지원 노력도 평균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각 기관이 대형과제를 발굴하도록 함으로써 그동안 연구성과중심제도(PBS)에 따라 과제 수주경쟁에 내몰린 출연연구원들의 숨통을 터주었다. 비록 정부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연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정부와 출연연을 잇는 다리 역할을 무난히 수행했다고 과학기술계 관계자들은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구기관의 중복·유사 기능 조성은 연구회 도입 이후에도 거의 조정되고 않았으며 출연연의 자율·책임경영 부족과 연구회와 출연연간, 연구회와 정부간 관계설정 등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자원배분시스템과 연구회 자체 운영문제 등도 제2기 체제에서 재검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표>과학기술관련연구회와 산하 연구소
<기초기술연구회>
과학기술연구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천문연구원
<산업기술연구회>
한의학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식품개발연구원
기계연구원
전기연구원
화학연구원
<공공기술연구회>
항공우주연구원
해양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표준과학연구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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