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아니니 즐길 수 있다.’
IT 전문 e마켓플레이스인 아이티멕스의 송호태 과장은 틈만 나면 흙과 돌, 나무들을 매만지며 시간을 보낸다. 전자우편 ID도 조각가(jogakga)로 붙일 정도로 조각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몇 년전만 해도 그는 실제로 조각가였다. 유치원 시절 아버지 손에 이끌려 멋도 모르고 처음으로 참가했던 미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그림공부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할 때까지 그는 미술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한 적이 없다. 자신이 다니던 홍익대 앞에 ‘재미난 조각가’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소품도 만들어 납품하고 각종 조형물도 직접 제작했다.
그가 IT분야로 눈을 돌린 것은 미국 유학 준비중 인테리어 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다. 그곳에서 디자인과 기획의 즐거움을 맛본 후 미술품 경매 인터넷사이트를 직접 만들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쌓았지만 지난 98년 당시 모뎀환경이었기 때문에 결국 사업은 실패했다. 이 후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방학을 이용해 서울에 들어와 잠깐 해보겠다는 포털사이트 웹 기획자의 생활이 지금의 홍보 전문가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홍보와 조각과의 공통점이지요.” 그는 멀지 않은 미래에 아버지처럼 고미술품 사업을 하게 될 것 같다며 웃는다. 지금도 틈만 나면 양평에 마련한 작업장으로 달려가 흙을 만지는 일을 계속하는 이유다.
석유 e마켓플레이스인 코엔펙의 최유정 홍보/마케팅 팀장은 주말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사진 마니아. 주말에는 과천중학교에서 사진을 가르치며 작품활동으로 인물사진을 직접 찍기도 한다. 주중의 업무에 시달려 힘들만도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의 긴장감과 즐거움은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하게 만든다.
최 팀장의 사진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 호주의 한 대학에서 오디오테크놀로지를 전공한 그녀는 친구 연주회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 계기가 돼 사진에 발을 디디게 됐다. 시드니에서 사진을 웬 만큼 찍는다는 사람들만 모이는 오스트레일리안 센터 포 포토그래피(Australian Centre for Photography)에서 사진 공부와 전시활동을 했을 정도다. ‘내 생활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는 그녀는 전공을 살려 지금도 컴퓨터로 음악을 제작하는 일도 틈틈히 한다. 프로그램과 MIDI라는 연결장치 그리고 모듈이란 음원을 연결해 작곡·편집은 물론 자동연주도 척척 해낼 정도다.
이런 창조적인 일을 좋아하는 성격은 홍보 및 마케팅을 직업으로 선택하게 만들었다. 무엇인가 항상 새로운 이슈를 찾아 만들어 회사를 소개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세상일을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이 카메라 렌즈를 들여다보는 것만큼 즐겁다는 것이다.
“일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축복이지만 그보다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최 팀장은 오늘도 홍보와 사진과 음악을 믹싱한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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