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논쟁 2라운드

 미국식으로 결정된 디지털 지상파 기술표준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해왔던 MBC가 새롭게 디지털TV 전환일정 재검토를 요청하고 나서면서 디지털TV표준논쟁이 2라운드로 접어 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MBC의 디지털TV 논쟁을 외면해왔던 정부 및 경쟁업체들이 이번에도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MBC의 주장이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질지는 미지수다.

 ◇MBC, 입장변화인가=MBC가 새롭게 들고나온 디지털TV 전환일정 재검토요청은 기존의 DTV방식 전면 재검토 주장의 연장선상이다. MBC는 이번 디지털TV 전환일정 재검토 요청이 기존의 방식 재검토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변화로 해석되는 상황으로 치닫자 곧바로 “기존의 디지털TV방식 재검토 주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MBC관계자는 7일의 방송위원회 및 방송협회 공문발송과 관련, “방송방식 논란이 시청자와 소비자로 확산되고 있어 방식변경 가능성이 적지 않으며 방식변경이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방식의 개선에 따라 또 다른 형태의 방식변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KBS 등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이 계속 디지털TV를 방송할 경우 디지털TV수신기를 구입한 시청자들의 피해가 예상되어 이를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방송일정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방송위원회와 방송사들의 모임인 방송협회에 전환일정 재검토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위의 입장=방송위원회는 일단 MBC의 이같은 요청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를 할지 아니면 각하할지에 대한 대응공문 처리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위 관계자는 “MBC의 전환일정 재검토 요청에 대해 정통부·산자부·KBS 등 경쟁방송사의 입장을 확인한 후 공문에 대한 최종 처리방향을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통부 반응=정보통신부는 방식 재검토 주장에 이은 MBC의 전환일정 재검토 요청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정통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방식 개선작업은 기존 수신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제하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기존 수신기로도 개선된 방식의 방송을 수신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MBC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해지지도 않은 이동수신을 위주로 한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위해 TV의 주기능인 고정시청자 서비스까지 연기하자는 MBC의 주장은 현재 57만 디지털TV 시청자의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경쟁방송사의 입장=KBS·SBS 등 경쟁방송사의 입장 역시 정통부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방식변경과 관련, KBS와 SBS는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MBC의 전환일정 재검토요청에 대해서도 양사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KBS관계자는 “MBC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확인중이나 일정 재조정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방식 개선작업은 상용서비스 중인 기술방식에 대해 호환성을 전제로 한 업그레이드 작업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방식이 변경된다해도 기존 디지털TV 시청자가 커다란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KBS의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SBS관계자 역시 “미국방식 개선작업은 우리나라 상황에서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며 “미국방식 개선작업을 이유로 디지털TV 전환일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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