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작 PC게임 기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외산게임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맥스·판타그램·손노리·KRG소프트 등 국내 주요 PC게임개발사들이 채산성 악화 등의 이유로 PC게임 개발보다는 온라인· 콘솔 등 다른 플랫폼 기반의 게임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PC게임시장에 이렇다할 국산 대작이 거의 출시되지 않게 돼 국산 PC게임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 마이크로소프트의 ‘던전시즈’ 등 외산 대작 PC게임은 오는 4월부터 국내에 속속 상륙할 예정이어서 국내 PC게임시장의 외산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PC게임 개발사들이 PC게임 개발을 꺼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 일부 외산 대작 게임만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불법복제 PC게임을 인터넷으로 유통하는 와레즈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면서 신작 게임의 채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올해 PC게임부문 매출을 40%대로 하향조정하고 온라인 게임 ‘테일즈위버’ 개발 및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본 콘솔게임 6종을 국내 배급하고 모바일 게임 개발에 나서는 등 PC게임 개발 비중을 크게 낮출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는 매년 연말에 발표해 온 대작 PC게임을 올해에는 발표하지 않고 제작기간을 늘려 내년 상반기께 선보일 예정이다.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은 올해 자체 개발한 신작 PC게임을 단 한편도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베타테스트에 돌입한 온라인 게임 ‘샤이닝로어’의 마케팅과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PC게임의 경우 외산 게임 타이틀 배급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손노리(대표 이원술)는 올해 온라인 게임 4종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등 온라인 게임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회사는 PC게임의 경우 지난 90년대 후반에 출시된 롤플레잉 게임 ‘어스토니아 스토리’를 리메이크한 작품 1편만을 올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PC게임 ‘열혈강호’를 선보였던 KRG소프트(대표 박지훈)는 당분간 PC게임 개발사업을 접고 현재 온라인 게임업체인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와 공동 서비스중인 온라인 게임 ‘드로이얀 온라인’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메이저 개발사들이 대작 게임 개발을 꺼리면서 중소 개발사들이 개발한 아동용 PC게임만이 국산 PC게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메이저 업체들이 PC게임 개발에 등을 돌리면서 국내 PC게임시장이 외산 일색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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