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본격 시작된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3세대 컬러단말기 경쟁이 상반기 중으로 예정돼 있는 cdma 1x EVDO 및 IMT2000 서비스 실시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올해는 컬러 단말기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기다. 컬러에 강한 LG의 강점과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단말기시장에서 삼성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
지난해 말 기존 cdma 1x용 256 및 4096컬러 STN 단말기를 먼저 출시, 큰 성과를 올린 LG전자는 2차전에서도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LG전자는 컬러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체 단말기시장의 판도변화까지 꿈꾸고 있다.
“LG가 컬러에서 강세를 보인 것은 어부지리였다. 모토로라·현대·한화 등이 컬러제품을 내놓으면 LG의 수요를 잠식할 것이다. 더이상의 추격은 없다.”
LG에 비해 모델 수가 두 배가 많으면서도 출시 타이밍을 놓쳐 LG에 상당부분 시장을 내준 삼성전자는 2차전에서 만큼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흑백 단말기에 이어 컬러제품에서까지 확실한 패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생각이다.
LG전자는 효자상품인 256, 4096컬러 STN 단말기의 대를 이어 cdma 1x EVDO용으로 LG-KH5000을, IMT2000을 겨냥해 LG-K8000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두 제품은 STN보다 응답속도와 해상도가 좋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가 채용된다. LG전자는 빠르면 4월, 늦어도 월드컵 전에 이들 제품을 출시해 STN 컬러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EVDO와 IMT2000용으로 4개 모델의 TFT LCD 컬러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EVDO용은 PCS용과 셀룰러용으로 1개 모델씩, IMT2000용으로는 주문형비디오(VOD)기능과 양방향 송수신기능을 가진 제품 1개 모델씩이다.
삼성은 이들 제품으로 새로운 통신서비스 초반에 단색 단말기에서처럼 판매량에서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벌여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삼성은 특히 그동안 컬러단말기를 내놓지 못했던 모토로라·현대큐리텔·한화정보통신 등이 3월부터 1개 모델씩 기존 1x용으로 STN방식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으로 있어 초반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타사들이 일제히 STN 컬러단말기를 출시하면 LG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LG는 TFT LCD 컬러단말기시장에서 우리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을 피력했다.
하지만 LG의 생각은 다르다. 4개의 컬러모델로 물량공세를 펼쳐 어렵게 우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이 타 경쟁사의 컬러제품 출시로 타격을 크게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삼성이 cdma 1x용 TFT LCD 제품을 지난 1월에 먼저 선보였지만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기존의 cdma 1x에서는 STN 방식이 더 적합하고 EVDO와 IMT2000용에만 TFT LCD 제품이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LG관계자는 “1x 서비스처럼 신규 서비스에서도 서비스에 알맞은 TFT LCD 컬러제품을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장담했다.
3월부터 시작돼 월드컵 전후까지 전개될 삼성과 LG간 컬러단말기 2차전은 군소경쟁사와 EVDO, IMT2000이라는 서비스사업자의 변수까지 가미돼 이용자의 재미를 더해줄 전망이다.
전체 단말기시장에서 삼성은 LG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컬러제품에서만은 LG가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한달동안 삼성전자는 78만대의 이동전화단말기를 판매, 총 32만대에 머문 LG전자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3세대 컬러단말기에서는 LG전자가 17만5000대를 판매, 25만대에 머문 삼성전자와 격전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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