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R의 중요성

 “IR가 뭐예요?”

 올해 코스닥등록을 준비중인 한 정보기술(IT) 기업 홍보담당자의 말이다.

 IT기업을 포함해 매년 160개 이상의 장외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몰리면서 IR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준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우수한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벤처기업들의 사업방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못지 않게 자사 기술 및 사업현황을 투자자들에게 올바로 알리는 것 또한 코스닥등록기업의 의무 중 하나라는 것을 사실상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력만 있으면 코스닥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공모 등을 통해 기업에 들어가는 자금은 소위 ‘공돈’이 아닌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이기 때문이다. 이 기업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내가 투자한 자금을 잘 운용할 수 있는지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코스닥등록으로 얻게되는 자금은 기업의 부채보다 더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나마 최근들어 코스닥증권시장, 주간증권사 등이 기업의 국내외 IR를 유도하는 분위기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 마저도 비용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을 보면 국내 기업들의 IR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겠다.

 현재 코스닥에 등록돼 있는 A사는 최근 국내 IR를 개최하면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모으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A기업의 IR를 끝까지 경청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한 해외기관투자가는 “내용없는 파워포인트 자료 하나 보라고 여기까지 불렀느냐”며 화를 내고 돌아갔다.

 IR도 대규모로 자주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기업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기업은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 또한 고스란히 기업으로 돌아간다. 기업의 IR 등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증권금융부·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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