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개발회사들이 ‘몸집 키우기’의 일환으로 하드웨어관련 사업비중을 늘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소프트기술·KAT시스템·나눔기술·한국하이네트·버추얼텍·온더아이티 등 국내 대표적인 SW회사들은 회사 규모를 키우고 고객요구에 맞춰 ‘맞춤형 정보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사업을 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분야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회사인 KAT시스템(대표 국오선)은 올 매출목표인 420억원 가운데 120억원을 하드웨어 사업에서 거둬들일 방침이다. 지난해 4월께 솔루션 사업부를 신설, 서버/네트워크 유통을 시작한 KAT시스템은 올해부터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보고 이 분야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353억원 매출을 올린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의 경우 SW사업은 전체의 37%인 130억원에 불과했다. 60% 이상이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분야에서 나온 것. 올해는 SW가 차지하는 비중을 45%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목표 매출액이 420억원으로 증가된 것을 감안하면, 하드웨어 사업의 절대적인 수치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뉴소프트기술(대표 김정훈)도 지난해 143억원 매출 중 20%(28억원)가 하드웨어 사업에서 나올 정도로 하드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20%)으로 하드웨어 사업을 가져갈 계획이다. 하지만 뉴소프트기술 역시 올 목표를 220억원으로 책정한 상태여서 실질적인 하드웨어 사업규모는 4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 버추얼텍(대표 서지현)도 전체 250억원 가운데 60%인 150억원을 SI 및 하드웨어에서 올리기로 하고 이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가 하면, 나눔기술(대표 장영승)도 하드웨어 매출을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30%대로 예상하고 있다. 지식관리시스템 전문회사인 온더아이티(대표 이근식)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어떤 형태로든 하드웨어 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이제까지 SW산업의 최전선에서 개발역군으로 활약했던 회사들이 최근 들어 하드웨어 사업 비중을 높이는 것은 주 수요처인 중소기업에서 자사의 업무 환경에 맞게 SW와 하드웨어를 ‘맞춤형(턴키베이스)’으로 구축해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중인 ‘3만개 중소기업 정보기술(IT) 지원사업’과 관련, 하드웨어와 SW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것이 수요공략에 효과적이라는 판단도 한 몫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한 기업에 대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총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SW회사에서도 하드웨어 사업을 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이제까지 국내 SW회사의 고유 이미지로 통하던 ‘영세성’에서 벗어나 ‘일정 규모를 갖춘’ IT회사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사업이 필수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버추얼텍 서지현 사장은 “순수 SW판매로는 300억원을 넘기가 어렵다”며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SI사업을 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업구조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규모 확장에 비해 수익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는 데다, SW개발이라는 전문성을 퇴색시킬 수도 있어 신중한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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