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음반시장은 세계 10위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전산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반 공동물류시스템이 완성되면 음반관련 각종 자료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유통비용을 크게 절감해 음반업계의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음반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공동물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케이알씨넷의 김종덕 회장(50)은 최근 안산시에 입주 예정인 건평 3200여평 규모의 물류센터 입주 준비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오는 3월 안산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지난 2000년부터 문화관광부, 음반제작사, 도매상, 소매상 등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숙원사업이 비로소 본궤도에 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88년 음반 제작사인 에버그린미디어를 설립하며 음반 시장에 뛰어든 김종덕 회장은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음반 소매점, 서점, 출판사 등을 경영하며 문화콘텐츠 유통시장의 밑바닥부터 최일선 경영까지를 두루 경험했다.
이 기간 그는 음반·서적 등 문화콘텐츠들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물류·유통 시스템에 맡겨져 있어 수많은 오프라인 도매상과 소매상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켜봐야 했다.
이처럼 유통 선진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는 98년 한국음반제작업협동조합 이사장에 취임하며 곧바로 음반 공동물류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월 음반 통합전산망 구축에 나서며 공동 물류사업에 뛰어든 케이알씨넷은 지난해 8월 광명시에 한국음반유통정보센터를 개관한 데 이어, 3월에는 안산시 물류센터 준공을 계기로 실질적인 음반·DVD 물류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오는 5월에는 음반 제작사와 도매상·소매상을 하나로 연결, 획기적인 재고관리를 가능케 하는 통합 전산망의 구축도 완료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공동물류사업은 음반뿐만 아니라 비디오·서적·게임 등 다른 문화상품에도 절실하다”며 “중앙과 지방을 연결하는 물류센터와 유통라인이 구축되면 취급품목을 크게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물류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도 따르고 있다.
김 회장은 “음반소매상들이 과세자료 유출을 우려해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도입을 꺼리고 있다”며 “정부가 표준전산망을 고시해 음반사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음반·DVD 등에 표준바코드 표시가 미비해 공동 물류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음반물 등에 대한 바코드 표시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