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기조에 따른 영향권이 가전제품과 중동시장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19일 한국무역협회, KOTRA 등 수출유관기관에 따르면 최근 일고 있는 엔화 약세 현상은 우리 수출에 아직까지 큰 파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지만 영향을 받는 품목과 시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 등 유관부처와 관련기관들은 합동으로 ‘환변동 수출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전제품, 엔저 사정권내로=엔화 약세기조에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정보기술(IT)분야 역시 엔저 현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점차 영향권내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 가전업체들이 중남미 등 저가품 시장을 중심으로 작년말 대비 제품가를 5∼10% 인하하고 있어 국산 가전품과의 가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가전제품의 대일수출은 대부분 엔화로 결제되고 있어 수익성 악화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특히 이를 틈타 중국산 가전제품이 일본 등 세계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엔저 파장, 일본·동남아 이어 중동권으로=일부 제품에 대한 일본 업체의 수출가격 인하가 시작되면서 중동시장이 엔저 사정권내로 진입하고 있다.
KOTRA가 해외 현지 무역관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서 일본제품의 가격인하가 본격화됨에 따라 현지 우리나라 지·상사들이 본사에 가격조정을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동남아시장 역시 엔화결제 비중이 47%나 돼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대일수출이 급감한 것도 엔화 약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대책=이에 따라 산자부는 19일 서울 삼성동 무역클럽에서 수출지원기관과 연구기관의 외환전문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환변동 수출대책반 회의’를 열고, 엔화 약세에 따른 품목별·시장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나 달러당 130엔대를 밑도는 엔약세가 지속될 경우 6∼9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실질적 엔저 파장이 한국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산자부는 우선 수출보험공사를 통해 수출실적이 전무한 업체도 신용장(LC)을 수취한 경우는 환변동보험 이용을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또 부보금액을 기존 20억원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낮추고 결제기간도 철폐해 중소 수출업체의 환변동보험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방안이다.
이병호 산자부 무역정책국장은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환변동위험 축소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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