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서비스 강행` 주장 장비업체 배경

 “처음부터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 장비개발작업은 장기전이었다. 국산기술이 일천한데다 2세대 방식(GSM) 상용화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은 노력으로 장비개발이 마무리된 상태다.”(LG전자)

 “2, 3년 전부터 추진해온 WCDMA 장비개발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불현듯 등장한 서비스 연기론은 그간의 개발노력과 시간, 비용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삼성전자)

 WCDMA 서비스 연기론이 고개를 들면서 장비제조업체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서비스 일정이 늦어질수록 사업자들의 WCDMA 규격과 기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게 마련이고 장비개발 역시 늦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즉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메시징(MMS), 위치추적(GPS) 등 첨단 기능들이 이동전화단말기 안으로 속속 들어오면서 서비스사업자들의 이동통신시스템 및 단말기 규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이동통신 기술발전 상황에 비춰 한발 앞선 상용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장비제조업체들의 중론이다. 중계기를 비롯해 단말기, 부품산업도 발빠른 상용화를 전제조건으로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KT아이컴 WCDMA 장비 성능테스트에서 미비됐던 일부 기능, 호처리 문제를 모두 개선하고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이 회사는 언제든지 상용화작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친다.

 실제 오는 5∼6월 월드컵 기간중 선보일 KT아이컴 WCDMA 시험서비스에 LG전자 장비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비스 지역이 월드컵 경기장 주변과 서울 일부로 제한(기지국 26개 규모)될 뿐 당장 WCDMA 서비스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도 WCDMA 상용장비 개발이 완료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이미 데이터 전송속도 384Kbps급 WCDMA 실용장비 개발을 끝냈으며 올해 안에 상용장비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CDMA 단말기의 경우에도 아직 듀얼밴드, 듀얼모드 문제(2, 3세대 로밍)를 해결하지 못했으나 시범서비스에 적합한 384Kbps급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제품개발이 연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장비업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듀얼밴드, 듀얼모드형 WCDMA 단말기도 퀄컴의 모바일스테이션모뎀(MSM) 6000칩 시리즈 공급이 시작된 상태기 때문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개발이 완료될 전망이다.

 당초 장비 국산화 여부는 국내 WCDMA 서비스 도입의 최대 난관이었다. 에릭슨, 노텔네트웍스, 모토로라, 노키아 등 해외 유명 통신장비업체에 의해 국내시장을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따라서 WCDMA 서비스 일정도 국산 장비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연기해야 한다는 게 정부(정보통신부)와 업계의 논리였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국산 WCDMA 기술력이 급성장, KT아이컴이 실시한 WCDMA 장비성능테스트(BMT)에서 국내기업들이 해외기업을 앞지른 결과가 나온 것. 특히 LG전자는 비동기식 이동통신산업의 텃밭인 유럽(이탈리아 마르코니)으로 WCDMA 관련기술을 수출할 정도에 이르렀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세대 CDMA 이동통신 성공신화는 남보다 앞선 상용화의 결과였다”며 “새롭게 도전하는 3세대 이동통신산업에서도 한 발 앞선 상용화가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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