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춘천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의료벤처기업 메디슨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의료계 및 의료산업계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85년 초음파영상진단기를 국산화한 이래 국내 의료기기 산업발전의 디딤돌이 돼온 메디슨을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임상학계(의사)·의공학계·의료기기업계·강원도 및 지역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즉 메디슨 부도를 질타하는 결과론에 치중하기보다는 지멘스·제너럴일렉트릭 등 세계 유수기업과 세계 초음파 시장에서 어깨를 겨룬 메디슨을 살리는 방안을 강구, 국내 의료기기산업을 한층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메디슨을 무조건 외국 유수기업에 헐값으로 매각하기보다는 메디슨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외자를 유치하고 기술이전 등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으로써 토종기업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메디슨은 국내 의료기기 수출 총액에서 약 42%(1억2000만달러)를 차지할 만큼 의료기기 수출을 활성화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으며 외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의용공학계의 학술단체인 대한의용생체공학회는 메디슨을 외국에 매각하지 않고 기업을 회생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김선일 교수는 “메디슨 부도 여파는 단순히 메디슨 한 기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칫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러한 인식이 의용공학계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도 최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조합원 차원에서 메디슨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 조합의 안병철 과장은 “이사진에서 메디슨을 외국기업에 매각하지 않고 자력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은 다음달 20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200여 조합원사를 모아 놓고 메디슨 회생과 관련, 지원 방안을 본격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초음파의학회·대한산부인과학회 등 소속의 421명에 달하는 의사들도 메디슨 살리기 서명운동을 통해 받아낸 진정서를 춘천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진정서에 ‘메디슨이 살아나지 못할 경우 국가의 귀중한 자산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슨의 11개 대리점 사장도 ‘메디사랑’이라는 자발적인 모임을 결성하고 앞으로 메디슨이 필요로 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협력키로 했다.
메디슨 직원들도 회사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 19일 본사가 있는 강원도 홍천에서 ‘메디슨 회생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회, 직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계획이다.
강원도와 지역 상공인들도 메디슨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강원도는 메디슨과 협력업체들에 대한 도차원의 지원 노력을 설명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회생 대책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산자부와 중기청을 방문, 메디슨의 공장가동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131억원을 긴급 지원해 줄 것과 전국 131개 협력업체의 할인어음이나 대출자금에 대한 상환기간 연장, 특별경영안정자금지원 등을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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