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신약 공동개발 `봄바람`

 전세계 제약기업이 신약 연구개발(R&D)에 바이오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약에 관한 특허권의 70% 이상이 오는 2005년 만료돼 신약 개발에 압박을 받고 있는 제약기업은 자체 연구보다 바이오벤처기업의 연구성과물을 사들이거나 공동연구 모델을 구축해 생존을 꾀하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다국적 제약기업은 바이오벤처기업을 인수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거나 신약 스크리닝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생명공학 장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카피 의약품 제조에 급급하던 국내 제약업체들도 의약분업과 해외 업체에 국내 시장을 개방하면서 바이오벤처의 연구력을 활용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중외제약(대표 이경하)은 최근 신약 개발과 새로운 의료기기 발굴을 전담하는 전문위원을 영입하고 유망 바이오벤처기업과 협력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신약 스크리닝 전문 바이오벤처 M사와 자사의 중앙연구소를 경쟁시키는 방법을 사용해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중외제약은 M사 외에도 조합화학 전문바이오벤처 I사 등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등 R&D에 바이오벤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수화학(대표 윤신박)은 해외 유망 바이오업체와의 협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의 젠맵과 인간항체 관련 4개 제품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영국의 스캔셀에 지분을 참여해 난치성 암치료용 항체인 ‘항 EGF수용체 항체’ 기술 특허권을 양도받았다.

 다국적기업들도 전세계 유망 바이오벤처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암젠은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선바이오와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신약 개발기술 습득에 나섰다. 암젠은 선바이오가 개발한 단백질 사슬 중 특정부위에 선택적으로 PEG를 붙이는 기술(Pegylation)을 자사의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에 응용시켜보는 시험을 거치고 가장 약리작용이 뛰어난 제형을 선발해 공동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암젠은 임상3상을 진행 중인 면역증강제 PEG-G-CSF의 제형에 필수적인 PEG 유도체 기술을 선바이오로부터 얻게 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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