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오히려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지난 어려움을 쓴 약으로 삼아 다시 도약하겠습니다.”
취임 한돌을 한달 앞둔 조영환 LG마이크론 사장(54·사진)은 지난해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다고 회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1년 전 LG마이크론은 비관적인 시장전망에도 불구,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봤었다. 그렇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매출은 늘어났으나 수익성이 극도로 나빠졌다. 공급가격이 곤두박질했기 때문이다.
고속성장해온 이 회사로선 처음 경험하는 불황이었다.
“이러다가 회사가 어디로 갈 것이냐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임직원들 사기도 떨어졌고요. 그나마 매출이 4% 정도 늘어난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조영환 사장은 흐트러진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한 두가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2005년께 매출 1조원 이상의 회사로 만든다는 비전과 고객 중심의 새로운 조직문화다.
LG마이크론의 지난해 매출은 3474억원(추정치)이다. 4년만에 3배 정도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과욕이 아닐까.
“우리는 주력인 섀도마스크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중인 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신규사업도 올해부터 본 궤도에 진입합니다. 처음엔 완만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비전 달성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LG마이크론 구미 공장에는 최근 ‘P’자로 시작하는 슬로건이 나부낀다. 도전과 약속(Promise), 실천(Practice), 칭찬과 보상(Praise) 등이다.
비전 달성을 고객과는 물론, 회사 임직원 스스로 약속하고 이를 위해 경영혁신을 실천하며 서로 의욕을 북돋우겠다는 이른바 ‘3P’ 조직문화다.
매주 화요일 아침 7시 반엔 조영환 사장을 비롯해 부서 팀장과 현장 실무자가 한자리에 모인다. 한시간 동안 서서하는 회의다. 이들은 미국 솔렉트론을 벤치마킹해 구축한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의 진솔한 소리를 듣고 해결책도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조영환 사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감동 없이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미리 파악해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올해 우리 회사 경영의 최우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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