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증 고혈압으로 3가지 강압제를 병용하고 있는 한 환자는 “모 병원에 다니는 우리 친구는 한 알밖에 안 먹는다”며 불평한다.
경증 내지 중등증 환자의 50%는 한 가지 강압제로 조절되는 경우가 많지만 2가지 이상의 약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30%, 그리고 3가지 이상은 20% 정도 된다.
지금부터 20여년 전만 해도 이뇨제와 베타차단제가 주된 약이었고, 칼슘길항제가 막 출시된 터라 강압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대부분의 경우 다제 저용량의 병용이 불가피했다. 반면 일부 환자는 강압제 한 알을 1일 1회 복용하라고 하면 좀 불안해하고 때론 용량을 늘려 달라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장인과 노인 환자가 많아지면서 하루 한 번 한 알씩 먹는 것이 편하고 복약순응도도 높아 오히려 병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생활요법만으론 고혈압의 치료가 어려워 약물요법을 시작했다면 혈압수치는 최소한 130∼85㎜Hg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병태에 따라 130∼80㎜Hg 또는 125∼75㎜Hg까지 떨어뜨려야 합병증의 발증과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임상실험 결과도 있어 단일제제보다는 2∼3개 약제의 병용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강압제의 병용은 각각의 용량을 줄여 부작용을 경감할 수 있으며 고가 약품의 고용량 단일제제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강압효과를 증폭시키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그리고 제1 선택제로 조절이 안되면 제2의 강압제를 병용하고, 그래도 안되면 제3의 약을 추가하는데 그동안 이뇨제가 포함되지 않았으면 이뇨제를 우선적으로 병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병용처방으로 목표 혈압에 도달해 복용약의 종류를 줄일 때는 나중에 추가한 약부터 중지하고 가능한 한 최소 강압제 수와 저용량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다. 병용 시 강압효과는 높이되 약물 상호작용에 의한 부작용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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