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협상이 매각 가격을 둘러싼 양사의 최종 입장 정리와 맞물려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또 31일에는 인피니온이라는 돌출 변수까지 가세, 타결이냐 결렬이냐를 판가름할 양사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31일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 및 채권단에 따르면 하이닉스측은 내심 매각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42억달러를 고수하기 위한 내부 조율에 들어갔고 최근 37억달러까지 가격을 상향 조정한 마이크론 역시 1일(현지시각) 미국 현지에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5억달러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양측의 막판 움직임이 주목된다.
특히 이날 슈마허 인피니온 회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닉스를 포함한 D램 업체들과 다각도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양사간 제휴관계가 형성된다면 제품개발과 생산부문의 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하이닉스 독자생존론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마이크론처럼 경쟁업체들을 사들인 뒤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공장을 폐쇄하는 방식의 협상을 모방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해 새로운 형태의 협력모델이 가능할 것임을 내비쳤다.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 고위 관계자도 “마이크론하고만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독자생존은 물론, 다각도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해 이같은 제휴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인피니온과의 제휴는 인수·합병 같은 큰 딜은 아닐 수도 있다”고 전제하고 “D램 업체로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해 독자생존에 대한 준비작업이 이미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이는 하이닉스의 대 마이크론 강공이 상당한 근거와 나름의 판단을 갖고 진행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협상 기간 내내 고압적 자세를 견지했던 마이크론의 최근 태도 변화를 초래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31일 오전 열리기로 했던 제5차 구조조정특위 회의는 채권단의 이견으로 일단 연기됐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각금액에 대한 최종입장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채권단은 마이크론이 제시한 37억달러는 적고 최소한 42억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47억달러 이상은 받아야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입장 조율에 다소 진통이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5억달러 남짓의 가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협상은 인피니온과의 제휴 등 전혀 새로운 양상의 제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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