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v6 주소를 확보하라.’
31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IT 선진국들이 차세대 인터넷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서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잣대가 될 ‘IPv6’(인터넷 프로토콜 버전6) 주소를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IPv6 주소 확보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는 나라는 일본. 범국가적으로 IPv6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일본은 IPv6주소관리기관(NIR)과 ‘IPv6포럼재팬’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주소관리기관(APNIC)으로부터 지난해말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21개의 ‘sTLA’(sub Top Level Aggregator)급 IPv6 주소를 확보했다.
NIR 대신 인터넷회선서비스사업자(ISP)들이 독자적으로 주소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도 미주지역 주소관리기관( ARIN)으로부터 이미 17개의 sTLA급 주소를 확보, 일본을 맹추격하고 있다. 독일(10개), 영국(6개), 스웨덴(4개) 등을 중심으로 IPv6 주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럽도 총 49개의 주소를 확보, 지역별로는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부를 축으로 지난해 2월 수립한 ‘차세대 인터넷 기반 구축 계획’에 따라 한국인터넷정보센터를 NIR로 지정하고 각 ISP들과 협력체제를 구축, 현재까지 총 11개의 sTLA급 IPv6 주소를 할당받은 상태. 이는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차세대 인터넷에서도 인터넷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해 나간다는 전략 아래 ISP 등을 대상으로 IPv6 주소 확보를 적극 유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유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초기 IPv6 주소 확보는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특히 네트워크 기술 확보와 각종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파급효과가 커 더욱 치밀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현재 IPv6 주소할당은 인터넷 주소총괄관리기구(IANA)를 축으로 대륙별주소관리기구(RIR), 국가단위주소관리기구(NIR), 지역관리기구(LIR), ISP 등이 단계별로 주소할당 체계를 거쳐 최종 사용자들에게 배정된다.
**sTLA =국가별로 할당해주는 가상의 IPv6 주소 단위다. 1개의 sTLA에는 2의 64승개만큼의 사용자 주소를 할당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 존재한다. 따라서 11개의 sTLA급 주소를 확보한 우리나라는 11×2의 64승개의 실제 IPv6 주소를 확보했다는 뜻이 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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