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은 꿈의 이동통신이라 불리며 지난해 세 개의 사업자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에 들어갔다. 전자신문사의 지난 21일자 기사에서 ‘IMT2000이 사라졌다’라는 기사를 접하고 본인의 생각을 몇 자 적고자 한다.
현재 IMT2000이 상용화되고 있는 곳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다만 일본에서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역시 조기에 IMT2000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가 많은 기술적 어려움에 부딪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모바일 단말기를 통한 인터넷서비스(i모드)가 10대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처럼 PC방이 많이 보급되지 못한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면 멀티미디어서비스 실현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IMT2000서비스의 조기상용화는 충분히 환영받을 만 하다. 그러나 휴대폰 요금으로 가정에 경제적 타격이 심해지고, 인터넷 PC방이 거리 곳곳에 즐비한 우리나라의 경우 과연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조그만 창에서 구현되는 비싼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원할지는 미지수다.
사업자의 기술 개발 여건 또한 순탄치 않다. SK텔레콤과 KTF는 3세대서비스를 위해서는 기존 동기식기술이 들어간 장비를 비동기식으로 대부분 교체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정보통신부에서는 2세대, 3세대 로밍을 의무화함으로써 사업자는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이동통신 사용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현재 3세대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한 가장 큰 기술적 어려움은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전송속도의 향상이다. 이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자원(연구원·연구비·시간 등)이 필요하다.
IMT2000서비스의 지연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WCDMA(비동기식 IMT2000)의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유럽에서조차 서두르고 있지 않다. 물론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그리고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막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하는 IMT2000의 조기상용화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병진 아주대 전자공학부 텔레컴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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