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신산업은 바이오·정보·초정밀·환경에너지기술 등의 밑바탕에 자리잡게 될 ‘나노기술(NT)’이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나노학제 전공을 따로 신설하는 등 NT에 대한 발빠른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홍창선 원장(58). 그의 신년 화두는 단연 ‘NT’다.
과학기술부가 오는 2004년까지 나노공용시설인 ‘나노팹(fab)’사업을 공모해 1184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홍 원장이 시설유치전을 보고만 있을 리 만무하다.
“대덕연구단지는 한국 과학기술의 본산입니다. 국내 과학기술을 움직이는 하드코어라 할 수 있는 연구단지에 나노공용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미 인프라와 휼륭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 원장이 ‘나노팹’ 유치에 있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전국 균형개발을 위한 지역 안배 차원의 정치적인 결정이다.
‘나노팹’ 유치를 위한 KAIST의 전략은 바로 출연연 끌어안기다. KAIST가 주관기관이 되고 연구단지 출연연 모두 보조기관이 돼 공동전선을 펴기로 이미 입을 맞추고 합의 수준까지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연구단지 내 출연연 기관장들도 100억원이 넘는 장비를 다른 지역에 보내봐야 이용자가 거의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종국에는 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나노와 더불어 비중있게 다뤄져야 하는 분야는 바로 생명기술(BT)입니다. 올해 KAIST는 학문융합형 학과로서 바이오시스템학과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인력양성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정문술 전 미래산업회장이 기부한 300억원과 정부출연금으로 신설되는 바이오시스템학과는 BIT를 중심으로 바이오인포매틱스·바이오일렉트로닉스·바이오메카트로닉스(MEMS)를 교육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AIST는 국내외에서 3∼4명의 교수를 새로 초빙하며 석박사 과정 학생은 오는 6월 선발, 9월 가을학기부터 교육할 예정이다. 학부는 내년 3월 개설한다.
“국내에서도 노벨 수상자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비전2010’을 만들어 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모두 과거 사고의 틀을 바꾸고 질을 중시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캠퍼스 구현을 위해 홍 원장은 외국인 연구원 및 교수 유치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미국의 스탠퍼드대학과 라이스대학·UCLA를 방문, 나노 분야에 대한 논의와 이종문 암벡스 벤처그룹 회장을 만나고 돌아왔다.
홍 원장은 “KAIST는 교수 및 학생 창업 등이 다른 기관에 비해 활발하기 때문에 벤처기업의 활성화에도 신경쓸 것”이라며 “이종문 회장을 연내 국내로 초청, 벤처창업의 혼을 불어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처지원에다 나노팹 유치, 바이오시스템학과 기초다지기 등 이래저래 홍 원장에게는 바쁜 한해가 될 전망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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