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메인 등록업체(레지스트리)인 베리사인이 최근 남태평양의 소국 투발로 국가도메인(ccTLD) ‘닷티비(.tv)’ 운영권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새삼 ‘ccTLD’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닷컴(.com)’ ‘닷넷(.net)’ ‘닷올그(.org)’ 등 기존 일반 최상위 도메인(gTLD) ‘빅3’ 도메인의 등록 및 관리를 통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챙긴 베리사인의 입김이 ‘ccTLD’ 시장에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행기관(레지스트리)을 비롯한 세계 도메인 업계가 ‘공룡’ 베리사인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향후 ccTLD가 도메인시장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베리사인의 전략=베리사인은 최근 전후방 도메인 관련업체에 대한 공격적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를 전개하고 있다. 베리사인은 이번 ‘.tv’ 운영회사(닷티비코퍼레이션)를 4500만달러에 인수한 것 외에 레지스트리 ‘에닉(enic http://www.enic.cc)’을 인수했으며 낙장도메인 전문 ‘스냅네임스(snapnames)’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베리사인의 이같은 공세는 일단 세계적인 도메인 감소 추세와 국제도메인관리기구(ICANN)가 인정한 ‘닷비즈(.biz)’ ‘닷인포(.info)’ 등 신규 최상위 도메인의 잇따른 등장과 무관치 않다. 즉 효자중 효자였던 ‘.com’의 등록률이 큰폭으로 감소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중, ccTLD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또 세계적으로 독점 폐해에 대한 반감으로 ‘.com’을 제외한 ‘.net’과 ‘.org’ 레지스트리 권리를 다른 업체에 넘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ccTLD쪽으로 영역확장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베리사인의 ccTLD에 대한 공격적인 전략은 계속 구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ccTLD시장 전망=각 국가를 대표하는 최상위 도메인, ccTLD시장은 지난 2000년까지는 상업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ICANN과 베리사인을 앞세운 미국의 시장 독점을 경계하는 유럽 등 세계 각국이 ccTLD를 밀어붙이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심지어 스웨덴의 경우 타국 ccTLD인 ‘.nu’를 주로 사용, 세계 ‘.nu ’ 등록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ccTLD는 두자의 알파벳으로 구성된 데다 텔레비전(.tv), 디제이(.dj) 등 그 의미를 살릴 경우 특정 업종이나 분야에 특화된 도메인으로 육성하는데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cTLD는 또 단 10개에 불과한 일반 최상위 도메인과 달리 250개가 넘어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나명찬 닷디제이 사장은 “ccTLD는 세계 각국의 사이버 영토를 대변하는 중요한 잣대”라며 “향후 도메인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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