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배꼽혈액으로 손상된 척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선대학교 의과대 김종중 교수(해부학교실)는 사람의 배꼽혈액세포(HUCB·태아조혈모세포)를 성체(成體) 줄기세포로 분화시킨 뒤 척수신경이 마비된 쥐에 주입시킨 결과 운동기능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뇌과학 전문지 ‘뇌연구(Brain Research)’ 5월호에 ‘사람 배꼽혈액을 이식한 후 손상받은 흰쥐 척수의 기능회복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척수가 손상된 쥐의 꼬리 정맥에 배꼽혈액을 주입한 결과 운동기능이 점차 회복됐으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걸음걸이 및 행동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실험에 이용한 사람의 배꼽혈액은 출산 시 배꼽이나 태반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혈액세포로 백혈병을 비롯해 각종 암과 신경계통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배꼽혈액은행을 설립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윤리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 다 자란 장기와 조직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 교수는 “연구가 본격화되면 척수의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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