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 그 어느해보다 올해 국정운용의 비중을 차세대 첨단기술 발전과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보 등 경제문제에 두었다.
김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에 따라 차세대 첨단기술 발전에 주력하고 3년내에 세계 일류상품을 500개 수준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적 규모의 초대형 물류 인프라 건설을 통해 우리나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청사진을 올 상반기중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차세대 첨단기술 발전에 관한 부분이다. 그것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첨단기술력 확보 없이는 우리가 지향하는 디지털강국 구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김 대통령이 우리가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적인 차세대 첨단기술 발전에 국정의 우선을 두겠다고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김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정보기술(IT), 생물기술(BT),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 극소기술(NT) 등 차세대 첨단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통산업을 첨단기술과 접목시켜 전통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7492억원의 예산을 들여 광통신과 4세대 이동통신기술 등 IT 핵심기술 및 IT와 관련된 NT·BT 접목기술, 콘텐츠 관련 기술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4500억원을 들여 DNA칩과 단백질칩 등 경쟁력 있는 핵심기술 개발 및 상업화를 지원하고 나노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 등 전략적 NT개발에도 185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대기오염물질 처리기술 등 핵심 환경기술 개발노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통산업의 IT접목을 위해 산업별로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시범사업을 현재 20개 업종에서 30개 업종으로 확대해 기업의 e비즈니스를 확산시키고 자동차·조선·기계 등 전통 주력산업의 IT융합형 중장기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8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통령이 차세대 첨단기술 개발에 투입할 자금이나 항목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우리는 김 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이 알차게 추진돼 세계적 수준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현 정부는 출범 후 지금까지 지식경제 강국을 목표로 각종 첨단기술육성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일부 부도덕한 벤처인과 공직자들이 유착해 머니게임에만 몰두하는 비리가 발생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이같은 벤처비리는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한 제도 보완과 감독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오늘도 성실하게 오직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수많은 벤처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우수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은 오히려 확대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차세대 첨단기술 발전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중간에 혼선이 빚어지거나 부처간 이해다툼이 생기면 당초의 계획대로 기술발전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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