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벤처육성지원정책이 겉으로 생색내기에 그칠 뿐 사실상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대전시 벤처업계 및 대학, 연구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전시의 벤처육성지원정책이 구호만 요란할 뿐 올해 지자체 기관장 선거와 맞물려 특별한 구심점없이 표류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대전시가 최근 2∼3년전부터 대덕밸리 육성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벤처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다른 시도에 비해 벤처지원을 위한 재정적 지원부문이나 추진력에서 훨씬 뒤처져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대전시가 타 시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부한 IT·BT 벤처 인프라의 성장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벤처 인프라가 대전시보다 훨씬 열악한 대구시나 전주시, 춘천시 등 타 시도에서의 사업 추진력이나 재정적 지원은 대전을 오히려 앞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전주시는 지난해 전주소프트웨어지원센터에 국내전시회비 및 해외전시회·시찰 비용을 각각 50%씩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센터운영사업비로 5억5000여만원을 책정, IT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구시에서도 비즈니스타운 확장을 위해 22억원을 책정했으며 부산시에서는 소프트웨어지원센터 운영사업비로 7억여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에서는 IT산업 지원을 위해 국 단위의 정보화기획단을 배치하는 등 기존 농업관광도시에서 IT산업도시로의 변신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반면 대전시는 대다수 벤처지원사업이 독자적인 사업보다는 각 부처에서 시행하는 벤처육성사업을 유치, 매칭펀드형식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벤처 예산 수립도 사업권을 수주한 후에야 추경에 반영, 뒤늦게 확보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논란이 일었던 정통부로부터의 대전소프트웨어지원센터 이관문제도 1년 넘게 이관받기를 지연해 오다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나마 소프트웨어타운 조성사업도 시기가 임박해 참여, 정통부로부터 사업수행자로 선정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대전시가 그동안 성장을 거듭해온 벤처 인프라 시설 및 조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성장 인프라를 제때 구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덕밸리 벤처 관계자는 “대전시가 말로는 거창하게 벤처를 지원한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인 지원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그나마 기관장 선거를 앞둔 대전시가 레임덕에 휘말려 벤처지원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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