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무역자동화를 위해 지난 91년 제정한 ‘무역업무자동화촉진에관한법률’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터넷환경의 웹 EDI 수용을 방해하고 사용자의 편리성을 저해, 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무역업계는 “지난 91년 제정된 이 법은 VAN 환경에서 전자문서를 통해 업무처리시간 단축,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거두는 게 목적이었다”며 “그러나 개방적인 웹EDI 현실에서도 여전히 VAN망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역업계는 “사업자를 지정하는 것은 업계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과점에 따른 비용부담을 가중시킨다”며 “망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드는 VAN 환경아래서는 사업자 지정제도가 현실적인 선택이었지만 웹환경에서까지 굳이 사업자를 지정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 수출입 유관기관인 은행들은 “물류, 유통분야에서는 웹EDI 환경에 의한 업무자동화가 실현된 상태지만 무역업무만이 유독 무역자동화법 때문에 인터넷 환경으로 가지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에서는 이미 개발된 무역자동화 솔루션을 활용, 무역업체들과 직접 웹방식으로 EDI를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화 솔루션 개발업체들 역시 “웹방식은 VAN방식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EDI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자동화법상의 VAN 사업자지정 조항이 무역업계의 선택권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제1사업자인 KTNET는 무역자동화 촉진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면서 “웹환경에서도 KTNET를 통한 무역자동화 실현이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인터넷 환경에 걸맞게 가격체계와 각종 서비스를 재구축,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2사업자인 데이콤은 “VAN 환경에 근거한 무역자동화촉진법을 웹환경에 걸맞게 개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전제, “이미 VAN방식이 아닌 웹방식 서비스를 본격화할 채비를 하고 있으며 웹방식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이용료가 현재 KTNET가 징수하는 수수료( 당 388원)의 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에 대해 “VAN망에 근거한 무역자동화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환경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역자동화촉진법 개정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무역자동화망은 국가기간망인 만큼 무조건적인 개방은 현실적으로 또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사업자 지정제도의 폐지에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무역자동화촉진법에는 ‘무역업무를 무역자동화망을 이용해 행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VAN 지정사업자를 통해야만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역업체들은 이에 따라 L/C통지 및 개설, 수출승인, 비자발급, 구매확인, 입금통지, 계산서, 지급지시 등 외환·상역부문 업무처리시 KTNET과 데이콤의 VAN EDI망을 경유해야 한다.
제1사업자인 KTNET은 국내 8만여 무역업체 가운데 실질적인 수출입 건수가 있는 약 1만3000개 업체들과 은행, 선사 등 유관기관들간 무역(외환·상역) 업무를 자사 VAN EDI 전용선을 통해 90% 정도 중개하고 있으며 데이콤은 나머지 10% 미만을 중개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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